신사업실 신설 불구 아직 잠잠과거 학습효과 탓 더욱 신중… 자칫 움츠러들까 걱정도현재 규모보다 미래 성장성 내다보는 혜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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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최정우호가 닻을 올린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기업시민이란 새로운 경영이념을 발표했다. 지난 연말엔 조직도 개편했다. 당시 신설된 신사업실은 포스코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조직이다.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스코의 의지는 신사업실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철강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책을 맡고 있는 신사업실이 생긴지 9개월 가량 흘렀다. 아직은 잠잠하다 못해 너무 조용하다. 신사업이란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기에 시일이 걸리는건 당연하다.

    일각에서 들리는 말은 우려스럽다. 포스코가 예전의 실패를 잊지 못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지 못하단 말이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의 일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철강산업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시기였다. 정준양 회장은 타개책으로 비철강부문 강화에 나섰다. 8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기업들을 인수했다.

    자회사는 흘러넘쳤고 부채는 쌓여갔다. 한 계열사의 곳간이 비니 다른 곳을 빼네 채워넣기 일쑤였다. 대표 사례가 성진지오텍이다.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살리는데 5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쓰였다.

    포스코는 시들어갔다. 2015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70만원에 달했던 주가는 16만원까지 뚝 떨어졌다. 불과 4년전의 일이다.

    정준양 전 회장 이후 8대 회장에 오른 권오준 전 회장은 수습하기 바빴다. 구조조정을 통해 계열사를 대거 정리했다. 그렇게 포스코는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과거 쓰라린 경험의 대가다. 그런 측면에서 최정우 회장이 신사업 추진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너무 조심하다 보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간과해선 안될 대목이다.

    포스코는 올 3월 자동차 전지용 동박 제품을 생산하는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KCFT) 인수를 추진했다. 6년만에 조(兆) 단위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KCFT 인수를 철회키로 결정했다.

    당시 포스코는 "2차전지소재사업 확장 차원에서 동박회사 인수를 검토했다"며 "회사와 전략적 합치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돼 더 이상 인수를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KCFT는 지난 6월 소재기업 SKC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1조2000억원이다. SKC는 2차전지 성장세에 힘입어 KCFT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내부에선 KCFT를 인수했었더라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KCFT는 어찌보면 포스코에 딱 맞는 신사업 아이템일 수 있었다. 덩치에 맞는 사업을 찾다 보니 신사업 발굴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과거 경험들을 발판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는 더 과감히 판단해야 한다.

    어느 시점에 신사업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지는 모른다. 다만 현재 규모 보단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 중요시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포스코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이 어떤 것이 될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