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대출 ‘고마진-안정적’…은행에게 매력적농협은행, 저금리 앞세워 1년 새 5.9조원 불려안심전환대출, 전세자금대출 확대 기폭제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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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덩치가 빠르게 불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이 고마진인데다 안정성까지 확보되면서 은행들에게 각광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물량 20조원이 은행 가계대출 규모에서 제외되는 만큼 은행들이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를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더 늘릴 것이란 관측이다. 

    31일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에 따르면 이들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60조9130억원에서 올해 9월 76조4450억원으로 1년 새 25.5%(15조5320억원) 늘었다.

    대출 증가는 농협은행이 독보적이다. 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8년 10월 기준 8조9297억원에서 올해 9월 14조8757억원으로 1년 새 66.6%(5조9460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증가분의 3분의 1을 농협은행이 주도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예대율 관리가 여유로운 농협은행이 타 은행대비 낮은 대출금리 전략을 펼치면서 고객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과 8월 농협은행의 금리가 다른 은행과 비교했을 때 0.1∼0.4%포인트 가량 낮았다.

    농협은행은 대출이 당초 예상보다 많이 늘어 지난 9월부터 우대금리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국민은행도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국민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11조 4481억원에서 올해 9월 15조645억원으로 1년 만에 31.6%(3조6164억원) 증가했다. 매월 3000억원 가량 늘린 셈이다.

    KEB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10조743억원에서 12조6074억원으로 25.1%(2조5331억원)증가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3.9%(5960억원) 성장해 비교적 증가세가 미미했다.

    잔액 규모면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컸다. 지난해 10월 기준 15조2117억원에서 올해 9월 18조522억원으로 18.7%(2조8405억원) 늘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는 고마진과 안정성 때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고, 대출의 90% 이상이 SGI서울보증 등 정부기관의 대출보증이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며 “은행들입장에서는 유리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추진도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안심전환대출 심사가 완료된 MBS(주택저당증권) 발행 물량에 대해서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에서 제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은 20조원 규모의 MBS 발행 물량만큼 가계대출이 줄어들게 돼 예대율 규제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