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 크루즈, 유로파에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설치… 크루즈선 최초IMO 환경규제 점차 강화… SOFC, 온실가스 배출량 45% 감축 기대수소 연료전지 활용한 선박 대세… 삼성重, 시장 주도 가능성 높아
  •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인도한 동급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현대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인도한 동급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의 모습.ⓒ현대중공업
    글로벌 해운업계가 환경규제 시행에 따른 해결책으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주목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최근 연료전지로 추진하는 원유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관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의 MSC 크루즈는 세계 최대 크기의 MSC 유로파(MSC Europa)에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크루즈선에 SOFC가 장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MSC 크루즈 측은 SOFC 기술에 관심을 갖고 관련 조선업체와 발주처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SOFC는 기존의 LNG 엔진에 비해 약 30%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많은 연료와 호환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가 연료전지 선박을 주목하는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IMO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단계별로 저감 목표치(EEDI)를 정하고, 선박 설계 단계부터 목표치를 만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건 현재 기술로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IMO 규제가 점차 강화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이 한계를 드러낼 수 있어 친환경 선박만이 완벽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추진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료전지 선박은 기존 발전기 엔진이 아닌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SOFC로 바꿔 발전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선박이다. 기존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의 3MW 발전기 엔진을 연료전지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관련 시장 선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료전지를 적용한 원유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독일 선급인 DNV GL사로부터 '연료전지(Fuel Cell) 적용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미국 블룸에너지사와의 공동연구로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고, 연료전지용 연료공급시스템 및 전력제어 시스템 등 핵심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 기존 엔진보다 부피가 큰 연료전지를 선체 형상의 변경 없이 선내에 최적으로 배치하는 것도 성공했다.

    이번에 MSC가 크루즈선에 SOFC를 장착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합의에 따른 연장선상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연료전지 선박이 전세계 선박의 약 5%를 차지하는 등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대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선박 연료전지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함으로써 관련 시장 선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환경규제의 단계적 시행이 예정돼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선박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IMO에 등록된 모든 선박은 2008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해 2020년부터 20%, 2025년 30% 이상 반드시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최근 들어 2030년 40%, 2050년에는 70%까지 감축량을 늘리는 논의가 진행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나라도 앞다퉈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독일 티센크루프는 디젤이나 천연가스를 활용한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2022년까지 운행에 적합한 SOFC를 개발하고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과 노르웨이도 이미 친환경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초 전기로 운항하는 여객선을 건조했다. 노르웨이도 64척의 선박 가운데 22척을 전기 페리선으로 운항하고 있다. 업계에선 앞으로 친환경 선박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가운데 올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의 지난 달까지 누적 수주액이 57억5000만달러로 올해 수주목표의 70%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