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홀딩스-제주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지배구조… 증손회사 지분 문제에어부산 지분 절반, 부산시 등에서 보유해 매입 어려워제주항공, 에어부산 분리매각 통해 LCC 1위 자리 굳힐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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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인수주체가 애경그룹에서 제주항공으로 바뀌며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AK홀딩스-제주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되면서 에어부산이 증손자회사가 되기 때문.

    8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전날 열린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서 인수주체를 제주항공으로 변경했다. 제주항공은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자회사로 애경그룹의 항공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지분 절반가량을 부산시와 지역 상공업계가 갖고 있어 지분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인수주체가 되면서 에어부산의 증손회사 문제가 생겼지만 해결할 방법은 다양하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말해줄 수 없으나 인수가 확정된다면 문제 해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입찰에서 분리매각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덩치가 큰 아시아나항공 보다는 알짜배기인 에어부산을 인수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애경그룹이 관심을 보이면서 에어부산 분리매각 의문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해공항을 꽉 잡고 있는 에어부산과 인천, 무안, 청주 등에서 점유율이 높은 제주항공이 합쳐질 경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여행수요를 담당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주력 항공기가 달라 인원 배분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별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항공은 보잉사의 B737 기종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에어부산은 에어버스의 A320, A321 등 항공기를 이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에어부산을 인수하더라도 기존에 있는 조종사와 정비사를 따로 쓰면 되기 때문에 스케줄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다"며 "또한 조종사의 경우 다른 기종의 조종 교육이 3개월 정도면 가능해 인력조정 문제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분리매각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눈 여결 볼 일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에어부산 기자간담회에서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분리매각하더라도 정비 관련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항공기 정비 작업까지 주관했던 터라 분리매각 이후 정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에어부산은 최근 정비 작업 관련해 100억원 상당의 사모채를 발행하며 신규 항공기 정비 작업 비용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도입 예정인 A321 neo기종의 경우 도입 주체가 에어부산이다. 그동안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항공기를 리스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에서 성장 한계를 느끼고 내년부터 인천공항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오는 11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중국 닝보, 선전, 청두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며 필리핀 세부, 대만 가오슝도 11월 13일에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기는 에어버스사의 A321ceo(195석) 항공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에어버스 A321 neo LR(롱레인지) 항공기를 도입해 싱가포르, 델리, 발리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합쳐질 경우 제주항공 45대, 에어부산 26대 등을 포함해 71대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는 169대, 아시아나항공 86대, 진에어 26대, 티웨이항공 26대, 이스타항공 23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