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시가총액 1조3503억원… 하반기 IPO 최대 규모한화그룹 '승계 핵심' 에이치솔루션, 한화시스템 2대주주로 격상2020년 한화종합화학 상장… 에이치솔루션 가치 높이기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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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시스템이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면서 한화그룹의 승계 작업이 서서히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오는 1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1만225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시가총액은 확정된 공모가 기준 1조3503억원으로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영승계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의 지분 14.48%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현재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지분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나눠 가진 핵심 계열사다. 

    재계에선 이들 3형제가 향후 에이치솔루션을 상장해 자금을 마련한 후 ㈜한화 지분을 늘리거나 에이치솔루션과 ㈜한화 간의 합병을 통해 ㈜한화의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도 비로소 완벽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불완전한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룹 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은 약하다. 대신 에이치솔루션이 또다른 지주사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태다. 이에 그룹도 지난 2017년부터 승계를 위해 복잡하게 얽힌 계열사간 지분을 정리하는 등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에이치솔루션의 몸집도 빠르게 커졌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 2016년말 1156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었지만 2017년 말 4047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2390억원으로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긴 했지만, 향후 알짜 계열사들의 상장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가 2017년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나누면서 설립된 회사다. 

    한화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가 상승한다. 무엇보다 상장 이후에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의 2대주주로 격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9.0%에 이어 에이치솔루션 13.4%, 스틱인베스트먼트 7.8%로 지분율이 바뀌게 된다. 이는 구주 매출(기존 주주들의 보유 지분을 상장하는 것)의 대부분이 스틱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도 승계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지난 8월부터 ㈜한화 지분을 사들여 지분율을 4.2%까지 끌어올렸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 주식(보통주·종류주)은 김 전무 4.44%, 김 상무 1.67%, 김 전 팀장 1.67% 등 총 7.78%다. 삼형제의 지분율과 에이치솔루션의 한화 지분율을 합하면 11.98%에 달한다.
  •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한화그룹
    ▲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한화그룹
    내년에는 한화종합화학 상장도 예정돼 있다. 한화시스템 상장 이후 한화종합화학 상장까지 계획대로 진행되면, 에이치솔루션의 기업 가치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2%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지분 39.16%의 가치는 약 2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화시스템의 공모가 보다 더 큰 규모다. 

    우선 한화시스템 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움직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의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의 보호예수 기간을 18개월로 확정했다. 이 기간에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 

    재계에선 보호예수 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예수가 끝나는 시점에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공모 자금을 통해 시설 확충을 비롯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선도해온 기술력에 IT 서비스 경쟁력을 융합해 새로운 한화시스템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 서있다"며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방위산업 및 ICT 분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 성능개량 사업에 이어 국방과학연구소와 460억원 규모의 탄도탄 작전통제소(KTMO-Cell) 체계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에는 7400억원 규모의 피아식별장비(IFF) 성능개량 사업과 한화생명의 보험코어시스템(H-FS) 고도화 사업을 수주해 6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전술통신정보체계 양산, 필리핀 호위함 전투체계 수출, 천마 성과기반 군수지원 사업과 다출처 영상융합 체계, 탄도탄 작전통제소 사업 등을 통해 사상 최대의 수주와 매출 실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