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도입가격 상승 속 수출 실적 부진석유화학 부문 등 사업다각화 기반 불황 돌파 총력
  • ▲ 자료사진. E1 가스충전소. ⓒ뉴데일리경제 DB
    ▲ 자료사진. E1 가스충전소. ⓒ뉴데일리경제 DB

    가스업계 '투톱' SK가스와 E1의 영업성적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불과하고 순이익의 경우 직전 5년간 실적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오히려 역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업종 특성상 글로벌 경기 변수에 취약한 만큼 석유화학 부문 등 사업다각화로 침체기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18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국내 1위 LPG 수입판매 기업' SK가스의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2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뛰었고, 순이익은 148억원에서 26.2% 증가한 18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3분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 569억원 이후 가장 낮았으며 순이익도 2014년 이후 최저치였다.

    실제 직전 5년 평균과 비교하면 영업이익(1029억원)의 경우 37.9% 증가하는데 그쳤고, 순이익(816억원)은 77.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0.5%, 2017년 93.4%, 지난해 95.7% 등으로 이어지는 높은 원가율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E1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9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7억원에 비해 4.29배 증가했으나, 직전 5년 평균 429억원에 비하면 2배가량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올 들어 순손실(-693억원)으로 돌아섰다.

    양사 모두 높아진 원가율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 SK가스의 경우 2016년 90.5% 이후, E1은 2015년 88.7% 이후 원가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 미국산 LPG 공급 차질로 인해 트레이딩 이익이 다소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LPG 도입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국내 LPG 판매량의 경우 양사가 시장의 66%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왔다.

    3분기 SK가스의 공급량은 319만톤으로, 지난해 3분기 303만톤에 비해 5.36% 늘어났으며 E1도 159만톤에서 196톤으로 23.0%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각각 44.4%, 27.2%로 '투톱'을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LPG수요는 가정·상업용, 운수용, 산업용, 석유화학용 등으로 구성됐다. 난방, 취사 등을 위한 가정·상업용 수요는 LNG도시가스 보급 확대 등에 따라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운수용 수요의 경우 3월 규제가 완화됐으나, 최근까지 규제 등으로 인한 LPG차량 감소로 인해 수요가 위축된 모습이다. 산업용 수요는 가격경쟁력 수준, 수요처의 직도입 여부 등에 따라 등락이 있는 편이지만,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석유화학용 수요 등이 성장하면서 가정·상업용, 운수용의 수요 둔화를 상당 폭 상쇄하고 있으나, 전체 LPG 수요의 성장은 정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 ▲ 자료사진. SK어드밴스드 공장. ⓒ뉴데일리경제 DB
    ▲ 자료사진. SK어드밴스드 공장. ⓒ뉴데일리경제 DB

    이에 반해 해외 LPG 실적은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가스의 경우 2016년 496만톤 이후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E1도 2017년 361톤 이후 2년 연속 줄어들었다.

    판매량 중 수출 비중이 60% 안팎으로 확대되면서 트레이딩사업의 성장 불확실성 및 저수익성,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점, 글로벌 수요 및 CP(Contract Price)의 변동리스크 노출, 계약관련 손실 등이 실적가변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내수 마진에 비해 실적안정성 및 판매마진 수준에 한계가 있다 보니 수출로 인한 영업이익은 내수 판매량 감소로 인한 수익성 하락 위험을 충분히 흡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E1의 경우 2014년 유가 급락시기에 재고와 트레이딩 계약의 원가손실로 영업이익이 상당 폭 축소된 바 있으며 2016년에도 트레이딩 계약 관련 원가손실이 확대되면서 현금창출력이 저하되기도 했다. SK가스는 미중 무역 분쟁 및 수익성 중심의 트레이딩으로 전환하면서 올해 수출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양사는 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E1은 대산기지에 4만톤의 프로판 탱크를 증설했으며 내년부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여수, 대산지역 석유화학사의 LPG 전용 크래커 증설 및 신설에 따른 석유화학용 판매량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3월 LPG 연료 사용제한 전면 폐지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운수용 수요도 회복될 여지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석유화학용 및 산업용 수요는 경기변동성 및 LPG 가격경쟁력에 따른 수요변동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K가스의 경우 합작투자기업(사우디아라비아 APC사와 합작)인 SK어드밴스드를 통해 석유화학분야인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프로필렌 제조)사업에 진출했다. 2016년 4월 상업가동 이후 견조한 전방수요에 힘입어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전개되면서 연 평균 프로판 대비 프로필렌 스프레드가 톤당 400달러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다.

    송미경 나이스신평 실장은 "가정·상업용 및 운수용 LPG 내수수요의 위축, LPG 시황 및 환율 변동 등에 따른 실적가변성 등이 영업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과점적 국내시장에서의 수위 시장지위, 석유화학용 수요 확대 수준, 최근 LPG차량 규제 완화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우수한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유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