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印泥대통령, '자카르타→東칼리만탄' 수도이전 추진 현대건설, IMF사태 때 철수 않고 사업수행… 신뢰 이끌어내 쌍용건설, 인도네시아 해외 첫 지사 설립… 남다른 오랜인연 두산건설, 그룹계열 두산중vs현지주민 건설금지 가처분신청
  •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수도 이전지 발표. ⓒ 콤파스TV 캡처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수도 이전지 발표. ⓒ 콤파스TV 캡처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27일 종료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수도이전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이다. 한국형 행정수도인 '세종 스마트시티'를 수출할 수 있는 첫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건설사들은 인도네시아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듯 한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신(新) 행정수도 건설비용은 약 466조루피아, 한화로 환산하면 39조원 정도다. 여기에 양국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최종 타결되면서 국내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와 '한국·인도네시아 수도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인도네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쌍용건설'이다.

    인도네시아와 현대건설 간 인연은 1973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건설은 그해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수주하며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에 첫 진출했다. 자고라위 고속도로는 자카르타에서부터 보고르를 거쳐 찌아위까지 연결되는 인도네시아 최초 고속도로로, 1978년 수하르토 대통령 시절에 건설됐다. 공사비는 3437만 달러였으며, 1973년 10월 착공해 1979년 6월 완공됐다.

    공사기간이 길었던 만큼 우여곡절도 있었다. 1997년 IMF사태가 터지면서 여러 한국기업들이 공사를 중단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철수 할 때 현대건설만은 사업체를 완전히 걷어내지 않았다. 지사를 계속 유지하면서 꾸준히 수주 및 공사수행 활동을 전개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 교통정체. ⓒ 안타라통신 캡처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 교통정체. ⓒ 안타라통신 캡처

    쌍용건설은 해외 첫 지사를 인도네시아에 설치한 이력이 있다. 쌍용건설은 1979년 8월25일 첫 해외지사를 자카르타에 설치, 이듬해인 1980년 8월 수마트라섬 동서횡단도로인 잠비~무아라 붕고도로 공사를 수주했다.

    쌍용건설에 인도네시아는 1977년 창립 이래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사우디아라비아·인도 등 해외공사를 수주하는 교두보를 마련해 준 곳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쌍용건설은 1986년 12월 일본·프랑스 등 유수 건설업체들과 치열한 경합 끝에 자카르타 중심부에 위치한 랜드마크 건물 플라자 인도네시아 콤플렉스를 수주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입찰 당시 쌍용건설은 2위에 그쳤지만 주요자재 대체 및 공법개선으로 공사금액 절감방안을 제안,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두산건설은 그룹계열인 두산중공업과 인도네시아 주민들 간 법정다툼으로 마음이 가볍지만 않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와 총 2000메가와트(㎿) 규모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 건설 협약을 맺었지만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소 총 공사비는 1조9000억원으로, 이중 두산중공업 지분은 1조6000억원 가량이다.

    심지어 그린피스 등 국내외 환경단체와 비정구기구(NGO)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25일 일부 조간신문에 '문재인 대통령님, 아세안 국가에 대기오염을 수출하실 건가요'라며 인도네시아 석탄발전 투자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린피스가 지난달 발표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에 대한 건강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와 9·10호기가 설립된 뒤 약 30년간 가동할 경우 최소 2400명에서 최대 7300명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국내외 환경단체와 자와 9·10호기 건설부지 인근 주민들은 지난 8월 말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주민들이 한국에 이 같은 법적절차를 밟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 한편,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8월26일 오후 대통령궁에서 자바섬 자카르타에 있는 수도를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으로 이전하는 것을 공식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수도이전은 '국부(國父)'로 추앙받고 있는 수카르노 초대대통령 집권당시인 1950년대부터 이어진 정치권 숙원사업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오래 전부터 고질적인 인구과밀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은 인도네시아 전체면적의 7% 밖에 되지 않지만 거주인구는 국민 2억6400만명의 절반(1억4100만명)이 넘는다. 이에 따른 과도한 개발로 자카르타 지표면은 매년 7.5㎝씩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영국의 디엠지 이벤트(DMG Events)는 인도네시아 건설시장 규모를 2017년 1026억4000만 달러에서 2021년 약 1362억6000만 달러로 연 평균 7.34%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