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 이달 윤곽 드러날 예정내부 출신 VS 외부 출신 진영논리 앞세운 주장 대립소비자의 니즈 파악하고 조직 유연하게 이끌 인물 필요
  • '황심(黃心)이냐 청심(靑心)이냐.' 

    KT가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의 가장 큰 화두인 유료방송 M&A 이슈를 제쳐두고 정치권과 업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총 37명의 후보군들을 보면 KT 전·현직 출신은 물론, 장관 출신까지 다채로운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KT 차기 회장 선정 심사를 맡은 지배구조위원회는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달 안으로 5~6명의 후보군이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T 차기 회장 후보군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면서 이들에 대한 자질 여부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내부 출신이 유력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외부 출신이 와서 조직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 것.

    특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차기 회장 선정은 예측 불가능한 혼전 양상을 띄고 있다. 내부 출신은 황창규 현재 회장의 입김이, 외부 출신은 청와대 압력이 들어간 인사로 선정될 것이라는 지적이 빗발친다.

    KT가 인사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2002년 민영화 이후 회장들이 줄줄이 불명예로 중도 퇴진한 '흑역사'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입맛에 맞는 회장을 선임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지면서 '무늬만 민영통신사'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하지만 KT 차기 회장을 단순히 내부 출신 혹은 외부 출신이라는 진영 논리에 휩싸여 판단하기에는 모순이 있어 보인다. 급변하는 통신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조직을 유연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물에 방점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KT의 주가는 10년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경쟁사들의 유료방송 M&A 확장에 밀려 시장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분야 등 비(非)통신 영역에서도 KT는 마른침을 삼키며 자구책을 궁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고대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에서 유방은 항우와의 싸움에서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백성들의 마음을 얻은 결과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의 명재상으로 불리는 관중은 정치의 최우선 과제로 '민심(民心)'을 꼽으며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KT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는 최고의 국민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볼 수 있다. 국민기업을 표방하는 KT 회장이 갖춰야 할 자질은 황심(黃心)도 청심(靑心)도 아닌, 민심(民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