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노선 9개역·B노선 11개역·C노선 7개역 여당 지역구 킨텍스·서울·신도림, 국토부·행안부·중소기업 장관 터
  •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GTX 조기착공을 약속했다. ⓒ 국토교통부
    ▲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GTX 조기착공을 약속했다. ⓒ 국토교통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사업이 10년 만에 본 궤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는 지난달 31일 '광역교통비전 2030'을 발표하며, GTX A·B·C노선 조기착공 소식과 함께 D노선 신설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내년 4월15일 치러질 총선을 염두에 둔 당근책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광역교통비전 2030의 핵심은 'GTX D노선'으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개발방안이다. 김포와 인천 검단신도시를 거쳐 여의도역·삼성역 일대를 지나 하남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기존 GTX 노선도 개통을 앞당기기로 했다. 대광위는 올해 첫 삽을 뜬 GTX A노선과 함께 B·C노선을 각각 2022년·2021년 조기착공 방안을 추진 중이다. A노선은 지난 6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B·C노선 역시 각각 12년·7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갑작스런 급행철도 확대에 여론은 물론 부동산시장도 들끓었다. 일각에선 대대적 교통개발 소식을 전한 시점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실제 GTX A·B·C노선을 일일이 검토한 결과 총 33개역 중 6곳을 제외한 나머지 27개역이 모두 민주당 텃밭에 정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A노선은 총 10개역중 삼성(봉은사)역을 제외한 9개역이 더불어민주당 지역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차역별 지역구 및 국회의원 면면을 살펴보면 △운정(윤후덕 파주시갑) △킨텍스(김현미 고양시정) △대곡(정재호 고양시을) △연신내(강병원 은평구을) △서울(진영 용산구) ▲삼성(이은재 강남구병) △수서(전현희 강남구을) △성남(김병관 분당구갑) △용인(표창원 용인시정) △동탄(이원욱 화성시을)로 삼성역만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텃밭이었다.

    특히 연신내역을 유치한 강병원 은평구을 의원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킨텍스·서울역 설치를 이끌어낸 김현미 고양시정 의원과 진영 용산구 의원은 현 정부서 각각 국토교통부 장관·행정안전부 장관을 겸임하고 있다.

    또한 수서역이 들어서는 강남구을 소속 전현희 의원은 제19대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특보단장을 역임했으며, 동탄역이 자리한 화성시을 이원욱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B·C노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B노선의 송도역(인천대입구역)·부평역과 C노선의 양재역·삼성역·의정부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정차역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지역구였다.

    B노선 정차역별 의원을 살펴보면 ▲송도(민경욱 연수구을) △인천시청(맹성규 남동구갑) ▲부평(정유섭 부평구갑) △부천종합운동장(김경협 부천시 원미구갑) △신도림(박영선 구로구을) △여의도(신경민 영등포구을) △용산·서울(진영 용산구) △청량리(민병두 동대문구을) △망우(박홍근 중랑구을) △별내(김한정 남양주을) △평내호평·마석(조응천 남양주갑)로, 총 13개역 중 자유한국당 지역구는 송도역·부평역 두 곳에 불과했다.

    이중 눈에 띄는 인사는 단연 신도림역을 유치한 박영선 의원 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박 장관은 제19대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었다.

    별내역이 들어서는 남양주을 소속 김한정 의원도 눈길을 끈다.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총 10개역으로 이뤄진 C노선은 3개역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속 지역구였다. 역별로 살펴보면 △수원(김영진 수원시병) △금정(김정우 군포시갑) △과천(신창현 의왕시과천시) ▲양재(박성중 서초구을) ▲삼성(이은재 강남구병) △청량리(민병두 동대문구을) △광운대(고용진 노원구갑) △창동(인재근 도봉구갑) ▲의정부(문희상 의정부시갑) △덕정(정성호 양주시)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인사로는 의정부역이 들어서는 무소속 의정부갑 의원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노무현 정권 때 행정관을 지낸 고용진 의원과 고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배우자인 인재근 의원 정도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로와 달리 급행철도는 빠르면 10년 늦어질 경우 20~30년까지도 걸린다. 특히 이번 대광위 발표는 다발적 개발계획만 있을 뿐 예산확보 방안 등은 빠져있다"며 "경제성 높은 노선위주로 확실한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해 약속된 교통망이라도 제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단신도시 소재 한 개업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D노선 개발계획과 관련 "내년 총선을 위한 수도권 1·2·3기 신도시 유권자를 달래기 위한 정책 같다"며 "이미 발표한 것만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