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양 D-12 상업조건 재협상 돌입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한 자원개발 리스크 최소화 차원LG상사, 석탄가격 하락에 수익성 악화… 신사업 역량 강화
  •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 전경. ⓒ포스코인터내셔널
    종합상사 업계가 전통 사업인 자원개발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자원개발 사업이 오랜 기간과 큰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이를 대체할 신사업 역량도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양 벵갈만 심해광구 D-12에 대한 상업조건 재협상에 돌입했다.

    벵갈만 심해광구에서 탄화수소 탐사를 계속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방글라에 기존 '상업적 조건'의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이는 자원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얀마 중심이었던 가스전 사업을 주변 지역으로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었으나, 불확실성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적극적으로 재협상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심해 탐사에 대한 투자가 거대하고, 심해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것 또한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발견된 가스를 해안으로 운반하기 위해 해저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데에만 2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외신에서 페트로방글라의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페트로방글라 측에 조기에 투자를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될 생산공유계약(PSC)의 유리한 비용회수 조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워낙 규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인 만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이같은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까지 페트로방클라 측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요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6년 10월 DS-12광구 탐사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DS-12광구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스층을 발견한 미얀마 AD-7광구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다. 유사한 지질 환경을 갖추고 있어 추가 가스전 발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인터태셔널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상업조건 등에 대해 재협상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자원개발 사업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중간에 재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따라 실적이 영향을 받고, 사업장이 해외에 있어 현지 상황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미얀마 가스전 사업으로 자원개발에서 대박을 맛봤다. 2000년대 초반 가스전을 찾아낸 이후 사업에 돌입했고, 무려 14년을 기다린 끝에 본격적인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얀마 가스전의 성공은 먼 미래를 바라본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원개발이 강점이었던 LG상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상사가 자원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석탄 광산의 실적은 글로벌 석탄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수년 전부터 자원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확실한 캐시카우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LG상사는 지난 1~3분기 매출 7조9175억원, 영업이익 13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3% 늘었지만 영업익은 17.9% 감소했다. 올해 들어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동기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판토스를 인수하면서 사업안정성을 확보했지만, 전통 사업에서 부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LG상사는 최근 오만에서 투자한 발전회사가 현지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기업이 투자한 발전회사가 오만 증시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통해 LG상사의 뛰어난 프로젝트 사업 역량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신사업 차원으로 식량 사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LG상사는 2009년 처음 팜 사업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있는 2개 팜 농장을 추가로 인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지난 9월 우크라이나에 곡물 수출터미널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미얀마에서는 미곡종합처리장(RPC) 2공장을 열고 국제 곡물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사업 기획 및 영업, 금융 조달, 시설 운영 및 마케팅에 이르는 종합적인 프로젝트 사업 역량을 십분 발휘해 중동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및 인도차이나 지역 등 높은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아시아 시장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추가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