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공공택지 낙찰 못받아…단순투자로 시작"3대주주 책임감…"전문가 견해 듣고 전달 정도"
  •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반도건설이 난데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총 열여덟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늘린 게 화근이 됐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3위를 차지한 반도건설은 계열사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을 통해 한달간 한진칼 주식 118만193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종전 6.28%에서 8.28%로 늘었다. 지분율로만 따지면 최대주주인 KCGI(17.29%)와 델타항공(10.00%)에 이어 3번째다.

    여기에 기존입장을 180도 뒤집은 변경공시도 잡음의 배경이 됐다.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반도건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순투자'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한진칼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재공시하며 뒷말을 낳았다.
     
    반도건설은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정지 등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서 관련 행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을 바꿨다.

    반도건설의 공식입장은 "향후 회사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 적법한 절차 및 방법에 따라 회사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서 관련 행위들을 검토하겠다" 정도다.

    하지만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우호 지분율이 한진그룹 오너일가 개인보다 많아 재계 일각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다. 

    이와관련 반도건설측은 '절대 아니다'라고 펄쩍 뛰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최근 2년간 공공택지 낙찰을 받지 못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투자처를 알아보던중 대한항공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장기투자처로 생각해 단순 투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분을 사들이다 보니 3대주주가 됐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한다는 생각에 전문가 견해를 듣고 한진쪽에 의견을 내겠다는 정도"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접촉한 사실에 대해서도 "언론 보도를 보면 지난해에는 조원태 회장을 만났다더라"며 "설들이 너무 많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