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격호 회장 영결식 엄수… 유족·임직원 1500명 애도고인 염원 담긴 롯데타워 한바퀴 돌고 장지로이홍구·반기문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한 거목”
  • ▲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베르테르와 샤롯데를 사랑했던 문학청년의 꿈, 타국에서 불굴의 열정으로 끝없는 도전으로 성공을 이룬 집념의 한국인.”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고인의 염원이 담긴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신 명예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일가족과 그룹 임직원 등 1500여명이 자리했다.

    맨 앞줄 중앙에는 하츠코 여사가 자리했고 왼편에는 신동빈 회장, 오른편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앉았다. 묵념으로 시작된 영결식에서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황 부회장은 “명예회장은 롯데를 1948년 창업했고, 현재 임직원 20만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키웠다”며 “그의 기업보국 정신과 열정의 DNA는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롯데그룹 임직원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 설립으로 국내 진출할 당시 국민에 전한 메시지를 소개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새롭게 한국 롯데 사장직을 맡게 됐다. 조국을 장시간 떠나있었던 관계로 서투름이 많지만 성심성의껏 가진 역량을 모두 쏟겠다”며 “기업이념은 품질본위와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해 국가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했다.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그룹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그룹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추도사는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했다. 이홍구 전 총리는 “신격호 명예회장은 참으로 위대한 인물”이라며 “위대한 선각자였으며 국가경제의 미래를 내다본 개척자였다. 국민이 굶주리던 시절 모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업보국을 이룬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해외출장으로 장례식 및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한 반기문 전 총장은 영상으로 추도사를 대신했다. 그는 “신격호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한 거목”이라며 “우리의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성장의 앞날을 밝혀주던 큰 별”이라고 추모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인사말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는 분신과 마찬가지인 롯데를 위해 평생을 힘써왔다”며 “창업주 일가를 대표해 부친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준 많은 이들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언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룹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는 우리나라를 참 많이 사랑했다”며 “조국을 먼저 떠올리고 기업이 조국 발전에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을 평생 실천에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기업인의 사명감을 배웠다”며 “오늘날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보여준 모습을 평생 잊지 않고, 역경이 올 때마다 태산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 ▲ 22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영결식을 마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운구행렬이 장지인 울주군 선영으로 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유호승 기자
    ▲ 22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영결식을 마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운구행렬이 장지인 울주군 선영으로 향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유호승 기자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가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정사진을, 신동빈 회장의 아들인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영구차로 향했다.

    영구차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던 월드타워를 한바퀴 돈 후 장지로 향한다. 기업보국, 관광보국을 꿈꿨던 그의 마지막 길인 셈이다. 장지는 울주군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