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후보물질→원천 기술 확보로 변화… 상위사들 도입 적극적유한양행·일동제약 등 바이오벤처 기술력 활용 신약개발
  • 주요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가 보유한 플랫폼 기술을 도입하는데 나서고 있다.

    기존에 바이오벤처가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던 움직임에서 신약개발 관련 원천 기술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기술은 신약 개발 및 생산 등에 적용되는데,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해 개발가능성을 높이고 기존 치료제 보다 약효 경쟁력 및 생산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바이오벤처 엠디뮨과 약물 전달 플랫폼 '바이오 드론'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 연구에 나서기로 협의했다.

    엠디뮨은 체내 특정 병변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바이오 드론 기술로 희귀ㆍ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면역세포나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나노 입자의 소포(Cell Derived Vesicles, CDV)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데, 여기에 약물을 탑재하면 원하는 질병 부위로 전달해 약효를 높일 수 있다.

    일동제약은 자사의 항암제 분야 연구개발 역량과 엠디뮨의 면역세포 유래 소포 대량 생산기술 및 암세포 표적 지향 바이오 드론 기술 등을 접목해 혁신 신약 항암제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남수연 전 연구소장 출신이 설립한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플랫폼 기술 '스마트-셀렉스'를 활용한 신약개발 관련 협약 체결했다.

    스마트-셀렉스는 단백질 신약을 만들 때 두 개의 물질을 하나로 만들어 이중항체·이중융합 단백질을 생성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두 개의 단백질을 연결하는 링커(linker)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을 선별하는 속도와 생산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제넥신은 플랫폼 기술 관련 상위제약사들과 다수의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대표적인 바이오벤처로 꼽힌다.

    제넥신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인 '하이브리드Fc(이하 hyFc)'는 단백질 의약품의 지속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기존 치료제의 짧은 체내 지속력을 hyFc 기술을 통해 더 늘려줌으로써 치료효과와 투약편의성 모두 높여준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제넥신의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특히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hyFc 기술을 적용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녹십자는 제넥신과 빈혈치료제 GX-E2를 공동 개발 중이다. GX-E2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투석이나 화학요법에 의한 빈혈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이 역시 hyFc 기술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 오픈이노베이션이 확산되면서 원천 기술의 보유가 회사의 가치를 좌우하고 있다"며 "바이오벤처의 기술과 제약사들의 R&D 노하우를 더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