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는 정부 정책과는 아무 상관없어정부는 쓸데없는 자화자찬말고 대기업 불확실성 줄여줘야반도체 수출증가를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로 포장해선 안돼
  • ▲ 사진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올해 1월 1일 새벽 1시5분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화물기를 출발준비중인 모습.ⓒ연합뉴스
    ▲ 사진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올해 1월 1일 새벽 1시5분 반도체와 전자장비 관련 화물을 포함해 총 60여t의 화물을 실은 화물기를 출발준비중인 모습.ⓒ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자화자찬이 또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며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세계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연간 수출 실적도 증가로 반등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연구기관의 대체로 공통된 예측"이라고 구체적 지표까지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22일 그의 페이스북에 "올해 초 반도체 수출을 포함하여 우리 경제의 주요 점(dot)인 수출과 투자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부터 긴장의 끈을 조이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자못 비장하게 적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같은날 인천 경인양행에서 열린 제3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소부장 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경제성장률) 2%사수는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킨 차선의 선방"이라고 떠벌렸다. 

    작년 연말까지 죽을 쑤었던 수출이 반등세로 돌아선 까닭은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한 일은 일본의 반도체 금수 조치에 경제 전쟁을 선포하며 분위기를 더 흥분시킨것 밖에는 없다.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눈에 띄게 급증하는 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등의 주요 고객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크게 감소했기때문이다. 

    여기에 디즈니+, 애플TV+ 등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 업그레이드 수요와 5세대 이동통신(5G)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겹치면서 폭발력이 커졌다.

    이밖에 올해 1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7 지원 종료로 PC 수요가 급증한 것과 하반기에는 세계 시장에서 일억대가 넘게 팔리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신제품에 들어갈 반도체 수요도 대기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처하는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할 일이지 정부가 우쭐대면서 회의시간에 숟가락 올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심각한 점은 지금 정부가 세금을 잘써서 경기가 좋아지고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다는 식의 자아도취에 빠질 수 있는 여건이 점점 무르익고 있는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배경때문에 올해 반도체 경기가 다시 한번 수퍼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고용을 책임지는 대기업들의 상황은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에 앞이 보이질 않는 지경이다. 

    문재인 정권은 반도체 지표의 호전을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으로 포장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반도체 수출 호황이 오는 것은 정부 정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하던식으로 반도체 수출을 자기 성과처럼 침소봉대하면서 계속 헛발질을 해대면 남은 기간도 정말 가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