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면 악성채권 된다"… 리스크 관리 강조신사업 발굴도 계속 고심… 태양광 이어 버섯도
  • ▲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 ⓒ현대종합상사
    ▲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 ⓒ현대종합상사
    "자칫 잘못하면 1년 농사 다 망칠 수도 있으니,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 타개책으로 리스크 관리를 천명했다. 이전에는 리스크가 있어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관리하는 게 우선이었다면, 앞으로는 리스크가 큰 거래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했다. 경영전략회의는 현대종합상사 등 그룹 계열사가 올해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각 사업별 영업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가 있는 거래는 잘못하면 나중에 악성채권이 될 수도 있다"면서 "리스크가 큰 거래들은 아무리 잘 관리해도 예상치 못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이 이처럼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종합상사 업계의 성장성이 주춤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트레이딩 물량이 줄어들면서 타격이 컸다. 

    사실 종합상사들은 트레이딩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1%를 맴도는 낮은 영업이익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한해 동안 쌓아올린 거래 성과를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트레이딩 물량이 줄어들면서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348억4408만원, 영업이익 435억3109만원, 순이익 267억5641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8.0%, 영업이익은 13.8% 줄어든 수치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앞으로 기존 사업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신사업 발굴에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주회사 격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통해 식량과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2015년 설립된 분할신설회사로 현대종합상사 지분 19.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사실상 그룹 지주사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망고 등 캄보디아산 열대과일을 수출하기 위해 지난달 현지에 검역시설을 갖춘 현대식 농산물유통센터를 준공했다. 이번 농산물유통센터 완공으로 한국·중국·일본·EU 등 검역조건이 까다로운 여러 국가로 망고를 비롯한 캄보디아산 열대과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망고 농장에 이어 버섯 농장 사업에도 진출했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영국 투자법인 현대 유로 파트너스와 그린합명회사는 지난 2018년 영국에서 조인트벤처(JV)인 스미시 머시룸 홀딩스를 설립하고 버섯 시장에 진출, 글로벌 식량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하던 태양광발전 사업도 확대했다. 지난해 일본 시즈오카시 구로마타 지역에 태양광발전소인 '현대리뉴어블랩 재팬 1호'를 준공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신사업 개발 전략인 '3H 석세스 믹스(Success Mix)'를 수립하고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트레이딩 부문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실 채권을 만들면 안된다는 각오로 철저하게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면서 "아울러 트레이딩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올해도 계속해서 신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