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유럽·중앙아 중장거리 제시… 사실상 운항 불가"노선 70% 멈췄는데"… 필리핀 제외하곤 관심 적어제재 중인 진에어는 또 패싱
  • ▲ 지난 10일 코로나19 관련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 ⓒ 뉴데일리 정상윤
    ▲ 지난 10일 코로나19 관련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 ⓒ 뉴데일리 정상윤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지원 대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특히 피해가 심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초점으로 마련됐다.

    LCC 업계는 운영자금 대출 등 금전적 지원에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체 노선 배분 등 사업 지원책에선 사실상 수혜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에서 항공업 긴급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LCC에 최대 3000억원의 융자지원, 중국 대체 노선 배분, 공항 사용료 감면 등이다.

    국토부는 이달 말 전 항공사에 대체 노선을 배분할 계획이다. 업체별 희망 노선을 신청받아 심사 후 적합한 항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업체 회수분, 정부 비축분 등 잔여 운수권 모두를 풀어 업계를 돕겠다는 입장이다.

    배분 예정 노선은 장·중·단거리로 구성된다. 장거리에는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 노선 위주다. 중거리는 호주를 비롯해 인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가 속해있다. 단거리에는 중국 노선이 다수 포함됐고, 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도 들어있다.

  • ▲ 국토부가 2월 말 각 항공사에 배분할 대체노선 ⓒ 국토부
    ▲ 국토부가 2월 말 각 항공사에 배분할 대체노선 ⓒ 국토부

    LCC 업계는 신규노선 대책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장거리 노선은 LCC가 취급하는 기종으로 운항이 불가능하고, 5~6시간 이상의 중거리도 사실상 제약이 크다. 업계는 노선배분이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LCC는 중거리 운항 시 연료 감축을 위해 단거리 대비 승객을 30%(약 50석) 줄여 출발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간 경유지에서 급유 후 재출발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일부 LCC는 동남아 등 중거리 운수권을 갖고도 운항 실적을 채우지 못해 다시 내놓는 경우도 있다.

    단거리의 경우 베이징 등 중국 노선이 상당수 포함돼있어 난감하다. 현재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 운항 수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77%가량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는 현 상황에서 중국 신규노선을 긴급 대책으로 내놓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신규 운수권 배분 대책에서 LCC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딱히 없을 것”이라며 “장·중거리는 제약이 큰 데다 단거리 노선은 중국이 다수 포함돼 있어 당장 큰 도움을 받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수권 배분 대상에 진에어가 포함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업계는 이번 대책에서의 진에어 운수권 확보 여부로 제재 해제를 가늠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국토부 안팎에서는 김현미 장관의 최근 발언 등 큰 분위기 변화가 없어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상외로 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신규노선·항공기 등록까지 제재받고 있어 현재 진에어는 최악의 상황일 것”이라며 “업황이 어려운 만큼 개별 업체가 아닌 시장 전반을 빠르게 정상화하려는 차원의 국토부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LCC 특성상 운수권 배분에는 일부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항공업 전반을 위한 대책이라고 이해해달라”며 “진에어 배분 대상 포함 여부는 이달 말 열릴 운수배분 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