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든든한 지원, 유상증자 통해 몸집키워 저금리 기조 속 비은행 부문 실적기여도 높여IB 부문 등 사업 다각화 전략, 수익개선 주효
  •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되면서 그룹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18일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경영 실적 공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이 향상되면서 지주 내 비은행부문의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지난해 28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하나금융투자다. 지난 2018년 1521억원을 올린 데 비해 무려 84.3% 늘었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 내 이익기여도 역시 상승했다. 6.8%에 불과했던 기여도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1.6%로 껑충 뛰며 모기업 내 존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통해 투자은행(IB)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 결과, 브로커리지 수익 정체에도 IB 영업력 시장 지위 급성장과 트레이딩 부문 실적 개선을 통해 업계 최고 성장률을 이뤘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의 그룹 내 위상도 급부상하고 있다.

    DGB금융그룹 편입 후 첫해인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8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434억원에서 95.7% 늘어난 수치다. 그룹 내 이익기여도는 10.7%에서 지난해 그룹 순익의 23.4%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성장했다. IB·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지난해에도 수익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하이투자증권 실적을 견인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그룹사 편입 후 첫 현금 배당도 결정됐다.

    KB증권은 지난해 44.16% 늘어난 2579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KB금융지주 내 기여도는 전년 5.8%에서 7.8%로 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채권자본시장(DCM) 9년 연속 1위, 주식자본시장(ECM) 상위 3위권 진입, 신규 상품 론칭 등으로 IB 분야 수익이 증가했다"면서 "금리정책에 대응한 포지션 확대로 채권운용 수익과 ELS 운용수익에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은 공통적으로 금융지주로부터 최근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이 투입됐다. 하나금융투자는 5000억원, 하이투자증권은 2175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연말연초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자금투입은 모회사의 전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증권사들의 자본력 확충은 최근 증권사들의 수익을 견인하는 IB 부문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 올해 대다수 증권사들은 증시 부진 속에서도 IB 부문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을 통해 순이익이 대폭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올해 역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 가운데 금융지주가 증권사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는 KB증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김기환 KB금융지주 CFO는 이달초 진행된 KB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그룹의 핵심 비즈니스인 자산관리(WM)·글로벌·IB를 중심으로 이익 기반을 확대하려 한다"면서 "다만 올해 은행은 시장 여건상 방카·신탁·펀드 등 핵심수수료 부문 이익확대가 녹록지 않을 전망으로, KB증권과 국민카드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수료 수익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올해 지주그룹의 실적 견인차로서 증권사들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지주와 관련 "자본력에 기댄 주주환원 강화, M&A 및 비은행 이익 기여도 확대 가능성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연결된다"면서 "금리가 현 수준에서 안정화 될 경우 탄력적인 NIM 반등은 물론 높은 자본비율도 돋보일 수 있다. 실제 현재도 하이투자증권 증자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 공격적인 배당성향 상향 움직임 등 적극적인 자본활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와 관련 "올해 은행업종의 마진 하락과 감익이 불가피하고 증권사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가 10%대로 확대된 상황에서 하나금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지주그룹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에 대해 "올해 비은행 자회사는 상대적으로 활발할 전망"이라면서 "자본력 레버리지·은행과 시너지를 내는 증권사, 손해율 개선이 이뤄지는 손해보험 등 각각의 이익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