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7년 소규모 여행사 줄폐업 사태일본불매, 홍콩시위 등 잇따른 악재에 코로나19까지업계 1,2위도 '긴급경영체제'… 중소여행사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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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하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여행업계가 결국 긴급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마저 대비 태세에 돌입하면서 중소 여행사들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3월과 4월, 주 3일 근무제를 도입해 임금의 80%를 지급하기로 했다. 모두투어는 3~4월 기간 최대 2개월간 유급 휴직에 들어간다. 이 기간 임금은 최대 70%까지 보장한다. 

    앞서 여행사들은 무급휴가 등을 장려하며 코로나19 사태 대비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이에 대한 영향은 더욱 장기적일 가능성이 대두되자 결국 임금 삭감 등 완전 긴급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1,2위의 이같은 결정으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 여행사들의 경우에는 줄도산 가능성까지 나왔다. 국내 여행사들은 2000년대 여행객의 폭발적 증가로 업체 수가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여행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와 글로벌 OTA의 진입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중소 여행사들이 2010년대 들어서며 특히 2015~2017년 사이 줄줄이 폐업한 바 있다. 

    업계는 이같은 줄도산 악몽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사태 등 여행업계에 악재가 겹쳤던만큼 주요 상품 국가마저 변경하며 불황타개에 나서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손해가 막대한데다 분위기 전환의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줄도산 상황보다 더욱 심각하다"며 "안 그래도 나쁜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까지 겹친 것은 규모가 작은 여행사의 경우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여행정보센터 여행업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 사이, 여행사 24개곳이 폐업했다. 국내에 코로나19사태가 설 연휴기간인 1월말에 처음으로 이슈화된 것을 감안하면 순식간에 몰려든 예약 취소에 따라 손도 못 써본 채 폐업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줄폐업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각종 행사가 취소, 연기되는 가운데 허니문 전문 여행사의 경우 더욱 긴장할수밖에 없다. 식은 규모를 줄여 조촐하게 진행하더라도 신혼여행은 시기를 조금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결혼식은 이미 1년여전부터 날짜와 장소 등을 정해놓는 경우가 많아 미루지 않고 규모를 줄이는 수준으로 진행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신혼여행의 경우 조금 시기를 미룬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허니문 전문 여행사의 경우 긴장할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유지지원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노동부에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369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관광객 감소로 피해를 본 여행업종도 122곳이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했다.

    이번 코로나19 고용유지지원 기간은 지난 1월29일부터 국가 감염병 위기경보 해제 때 까지이다. 사업주가 지급한 인건비의 2/3∼1/2(1일 상한액 6만6000원, 연 180일 이내)이 지원된다.

    고용유지 지원대상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 중 고용보험법시행규칙 제24조에서 규정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이다. 또 지방관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업종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도 지원대상으로 인정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업계는 마비 상태인 여행업계의 정상화를 위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오창희 KATA 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갈 것이며, 또한 여행업계 모두가 똘똘 뭉쳐 위기를 이겨내도록 협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