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어 봄 특수 타격 예상A 아웃도어 업체 오프라인 2월 매출 20% 감소대형 행사도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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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업계가 봄을 앞두고 근심에 빠졌다. 예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로 성수기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봄 장사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대기업 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겨울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4850억원, 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21.1% 감소했다. 코오롱스포츠를 운영 중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영업이익이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 줄었다. 매출도 727억원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장사마저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졸업과 입학식 등이 열리는 2월과 3월은 백화점과 패션업계의 성수기로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로 꼽는다. 그만큼 봄·여름(S/S) 시즌 실적 반전을 꾀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장엔 봄 신상품이 깔렸지만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 때문에 매출이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A 아웃도어 패션업체는 2월 일일 평균 매출은 1월 대비 평균 20%이상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이번 달 소비심리지수 하락폭은 2008년 조사 시작 이래 세 번째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같았다. 이 조사는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이달 10~17일에 이뤄져 다음달까지 코로나19 확산 추세에 변화가 없으면 3월 소비심리지수는 더 낮아질 것으로 봤다.

    패션업계의 각종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서울패션위크가 코로나19로 결국 취소됐다. 코로나19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비즈니스까지 타격이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당초 서울패션위크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총 5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기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코로나19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행사를 20여일 앞둔 25일 전격 취소라는 결정을 내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개최하는 패션 코드도 취소됐다. 패션 코드는 국내외 바이어 패션 관계자 8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시아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마켓이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 1분기는 물론 올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겨울장사도 망쳤는데 봄옷을 열심히 팔아야 할 이때 매장을 찾는 발길이 아예 없다"며 "존폐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만 하고 소비자 행사 등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상태"이라면서 "갑작스러운 코로나 변수로 상반기 계획이 올스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