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개 양상 따라 성장률 1%대 추락 좌우부정적 영향 집중 1분기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지난해 정부 주도 2.0% 성장…단기 대책 불과잠재성장률 지속 밑돌 경우 韓 성장 여력 타격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한국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코로나19 공포가 더해지며 '1%대 성장'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될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쇼크가 점쳐지면서 불안감이 커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은 2.1%로 제시했다.

    지난해 1월 2.6%에서 7월 2.5%, 11월 2.3%에 이어 올해 2월 2.1%까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다섯 차례나 낮춰 잡은 것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반도체 중심으로 경기 반등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왔으나, 한 달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가 작년 1분기 성장률(-0.4%)에 못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간 2% 성장에 턱걸이했던 작년보다 못한 성장 쇼크가 점쳐진다.

    작년 성장률을 보면 1분기(-0.4%) 역성장한 뒤 기저효과로 2분기(1.0%) 반등했으나 3분기(0.4%) 다시 반토막 났다. 그러나 4분기 정부가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세금을 대거 푼 덕에 1.2% 성장하면서 연간 1%대 추락을 가까스로 면했다.  

    주목할 점은 작년 성장률의 4분의 3이 정부 몫이라는 거다. 작년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연간 1.5%포인트였다. 반면 민간의 기여도는 연간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순환 측면에서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맞지만 정부 주도 성장은 일시적인 단기 대책일 뿐이라고 우려한다. 

    한은은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을 이루고 2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며 "전염병의 경제적 충격은 구조적인 게 아닌 일시적이라 초기에 부정적 영향이 집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2월 실물 경제지표가 크게 둔화되고 1분기 성장률이 작년 1분기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기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 2분기 브이(V)자 반등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 전개가 한은의 예상보다 길어거나 장기전으로 갈 경우 1분기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은 물론 연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민간에서는 이미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봤다. 무디스는 1.9%,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6%로 낮췄고, 노무라증권은 0.5%~1.8%로 보고 있으며, JP모건은 1.8% 성장을 전망했다. 

    코로나19 공포가 저성장 굴레에 있는 한국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은이 추산한 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지난해 성장률(2.0%)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간 이후 올해 1%대로 떨어질 경우 한국경제의 성장 여력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