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가계대출 증가폭 16년 만에 최대은행 주택대출 7조8000억 대폭 늘어정부 규제 전 주택자금 수요 확대 탓전세대출 막차에 비은행 대환도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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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연초에 줄어드는 은행 가계대출이 16년 만에 최대로 늘어나면서 9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이 시행되기 직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고, 그 자금수요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탓이 컸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901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15년 10월에 9조원 증가했던 게 이전 최대치였다.

    2018년과 2019년 2월 가계대출이 각각 2조5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지난달 증가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을 볼 수 있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건 주담대 역할이 크다. 일반주담대는 3조9000억원, 전세자금대출은 3조7000억원 증가해 총 7조8000억원 급증했다. 2015년 4월(8조원)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이는 아파트 전세거래와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관련 자금수요가 확대된 데다 12·16 부동산대책 직전 주택거래가 급증한 게 주택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가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1월 20일 전세대출 신청 건부터 9억원 초과 주택보유자에 대한 보증을 제한, 대출 후 다주택 보유 시 기존 대출을 회수하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실행 과정에서 제2금융권 주담대가 은행권으로 꾸준히 전환되는 점도 가계대출 증가요인으로 꼽힌다. 1월에는 1조3000억원, 지난달에는 1조원이 은행으로 대환됐다.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을 포함하는 제2금융권 주담대는 은행으로의 대출 대환 효과로 9000억원 줄었다. 1월에도 같은 이유로 1조3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전세·매매 거래는 계약 후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잔금납부 및 대출실행으로 이어진다"며 "부동산대책 전에 크게 늘어난 주택거래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은행 기타대출은 설 관련 결제자금과 주택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확대되면서 1조5000억원 증가했다. 제2금융권 신용대출도 가계 자금수요로 2000억원 소폭 늘었다. 

    한은은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3월 이후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계대출 영향은 제한적이나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대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2·16 대책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3월 이후 대출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은행 가계대출이 3월 이후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그 정도는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영향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1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은행 대출이 대폭 늘면서 예년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