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95억달러 수주…지난해 2배 이상 증가중동 등 인력공급 중단으로 공사 진행 차질유가전쟁으로 산유국 발주물량 대폭 줄듯
  • ▲ 말레이시아의 석탄화력발전소 전경.ⓒ뉴데일리경제DB
    ▲ 말레이시아의 석탄화력발전소 전경.ⓒ뉴데일리경제DB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우한폐렴)에 대해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연초 좋은 분위기를 타던 해외건설 수주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야기된 국제유가 폭락까지 겹쳐 해외수주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현재까지 약 9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40억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수주 건수도 1년 전과 비교해 20건(20%) 늘어난 122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 수주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텃밭'인 중동으로 전체 60%인 57억달러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액(48억달러)을 넘어섰다.

    연초부터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등 대형건설사의 잇따른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의 기반을 다졌다. 이에 연내 목표 수주액인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면서 팬데믹이 선언됐다. 총 123개 나라가 한국발 입국을 제한했다. 물동량 감소, 자재공급 지연, 인력공급 중단 등 악재들로 중동을 비롯한 해외건설 현장에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입찰 예정인 프로젝트가 위치한 국가의 현지조사 등이 어려워지므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력 수급과 건설 기자재 공급악화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10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1.13달러에 마감하며 전날보다 24.59%(10.15달러) 폭락했다. 1991년 걸프 전쟁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는 돼야 프로젝트 발주가 원활한데 현재 분위기상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 발주 지연이 예상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20~30달러까지 내려오게 되면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 또는 지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 진행이나 공사비 수령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통상적으로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은 유가와 함께 움직인다"며 "주로 중동 산유국에서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를 많이 하는데, 유가가 낮아지면 장기적으로 발주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