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과금 일부 출연해 재원 마련저평가된 우리금융, 주가 끌어올리기보유지분율 10% 목표 위해 ‘일치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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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연초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자 애사심이 발동했다.

    3월에는 손태승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면 다음 달부터는 우리사주가 바통을 이어받는 셈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투자금은 이달 20일 지급된 성과급 중 일부를 출연해 재원을 마련한다. 일반 직원 수가 약 1만4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350만원을 출연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약 6개월에 걸쳐 우리금융 주식을 장내 매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금융 주가가 연초대비 30% 이상 하락한 만큼 4월 중 자사주 매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앞서 성과급 일부를 우리사주로 받는데 사측과 합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매입할 때 한도를 100만원까지 상향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줬다.

    지난해의 경우 소득공제 목적으로 약 33만원 정도 매입에 그쳤지만, 올해는 우리금융 주가가 많이 내려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매달 100만원씩 우리사주 매입 신청이 늘었다.

    올해 우리사주조합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 방어는 물론 경영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함’으로 변경한 바 있다.

    지난 주총에서도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찬성하며 국민연금의 반대표에 맞서기도 했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의 보유지분율은 6.39%로 향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목표치를 달성하게 되면 2대 주주인 국민연금(8.82%)을 끌어내릴 수 있다.

    상장 기업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은 임직원 자사주 매입, 보유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하다.

    특히 자사주 소각 방식은 유통물량을 줄임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주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서 주주 환원 정책으로 자주 활용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말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밝히며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 입장에선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우리사주조합을 활용한 방식을 취해 유통물량을 묶어두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사주조합으로 주식을 취득할 경우 직원들은 1년 동안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주식 발행 수는 7억2226만7683주로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약 1.5배 많다. 현대차가 2억1366만8187주, LG전자는 1억6364만7814주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보다 유통된 주식 수가 많은 셈이다.

    결국, 주식시장이 상승 곡선을 그릴 때 더딘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도 발행 주식 수가 많은 게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손태승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3월에만 3만5164주를 매입했다. 총 주식매입액만 2억9040만원에 달한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들어 1만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어 사내이사로 올라선 이원덕 부사장도 3월에만 7000주를 장내 매수하며 입지를 다졌다.

    김정기 부사장의 경우 이달 2000주 매입에 그쳤지만, 우리사주를 포함할 경우 3만485주로 임원 중 손태승 회장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