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 롯데캐슬, 4월 입주 앞두고 계약 해지분 임차인 추가 모집작년 12월 이어 미계약분 재발생…코로나19로 주택처분 발묶여롯데건설 "추첨 대신 대기자에 전화로 분양 의사 확인 후 계약"
  • ▲ 문래 롯데캐슬 조감도. ⓒ 롯데건설
    ▲ 문래 롯데캐슬 조감도. ⓒ 롯데건설
    롯데건설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문래 롯데캐슬'이 내달 입주를 앞두고 막판 잔여물량 털기에 나선다.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으로 부동산 거래가 멈추자 일부 계약자들이 입주를 포기하면서 미계약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문래 롯데캐슬은 오는 4월 입주를 앞두고 내달 13일 계약 해지분 임차인을 추가 모집한다. 

    다만, 코로나19으로 인파가 몰리는 것을 방지해야하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인근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보니 두자릿수 이상 계약 해지가 발생했다"며 "내부에 마련된 대기자 리스트를 기준으로 전화해 분양 의사를 확인해 추가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부 소식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전용 59㎡ 계약 해지 물량만 33가구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기존 주택 처분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일부 있었다. 

    문래 롯데캐슬은 서울 문래지구 제1호 기업형 입대주택 사업으로 지하3층~지상21층, 6개동으로 구성돼있다. 아파트는 전용 51㎡~59㎡ 499가구, 오피스텔은 전용 23~24㎡ 238실 등 총 737가구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에도 문래 롯데캐슬 계약 해지분 임차인 모집을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아파트 31가구, 오피스텔 2실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추첨으로 추가 임차인을 모집해 물량을 해소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또 한번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4월로 입주 일자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최근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 우려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계약자들이 입주 일정에 차질을 빚고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래 롯데캐슬은 2017년 분양 당시 입주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했다.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이 도입된 만큼, 무주택자만 분양받을 수 있고 거주하는 기간에도 반드시 무주택 조건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이들은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고 입주하려 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주택 매매 거래가 크게 줄면서 자금 운용에 제동이 걸렸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 세입자들도 비슷한 실정이다.

    문래 롯데캐슬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으로 약 2억5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납부해야하는데 코로나19로 주택 처분에 발이 묶인 경우가 일부 있는 셈이다.

    일부 계약자들은 롯데건설에 3개월 정도 입주연기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입주 마감일을 5월 16일로 정했다. 마감일 이후 입주시에는 연체료를 부담해야한다.

    결국 코로나19로 부동산 거래가 마비된 상황에서 건설사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않자 계약금 손해를 감수하고 입주 전 막판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분양 당시와 부동산 경기가 크게 달라진 것도 계약 취소에 한 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전세 사는 것보다 차라리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는게 투자면에서 더 나을 수 있어서다.

    신축 아파트에 살아보려고 2017년 문래 롯데캐슬을 분양받았는데 약 2년 사이 문래동 구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근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9㎡ 매물 시세는 9억원으로, 2017년 5억원대에 불과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주기간동안 매달 40만~5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지불해도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은 임대기간이 끝나면 분양전환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무주택 기간을 유지해 청약 점수를 높이려는 이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일지 모르나 실거주와 투자를 모두 고려하고 있는 경우라면 장기전세가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