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상당수 개발중단에도 투자금 경로 묘연곽상도 의원 "라임-정권 유착관계 철저 조사"무역금융펀드도 기한 내 투자금 상환 어려워
  •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메트로폴리탄 계열사로 흘러 간 자금 2600억원이 사라진 정황이 나오고 있다.

    라임운용과 연관성이 짙은 메트로폴리탄이 서울과 광주 등에서 오피스텔, 복합시설 사업을 추진했으나 상당수 개발중단에도 투자금의 경로가 불확실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실의 2월 12일자 라임 회계실사 자료에 따르면 라임운용이 메트로폴리탄 계열에 투자한 자산의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 3177억원이다.

    이 중 2659억원이 회수가 불가능하고, 돈의 유입경로가 불분명하다.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된 돈은 주상복합 등의 개발사업의 자금으로 쓰였다.

    이 중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C 등급 판정을 받은 금액은 2336억원으로 82.1%에 달한다.

    회수율은 자산 건전성의 부정적 요소를 바탕으로 A, B, C, 판단유보 등급으로 나눠 회수 가능성을 평가한 수치다.

    광진구와 마포구 사업부지 개발사업은 중단됐고 강남 H빌라 건축은 미진행 상태다.

    테티스 2호가 투자한 메트로폴리탄 3, 4회 사모사채 등 부동산 투자금액 641억원도 회수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국내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한다고 알려진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은 대표이사가 현재 도피 중인 이종필 라임운용 전 부사장과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메트로폴리탄 역시 이종필 전 부사장과 자금횡령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투자 이후 중단된 사업 자금이 정치권 등 다른 곳으로 흘러갔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총 1279억원을 투자한 캄보디아 코홍(kohong) 복합리조트 개발사업도 C등급을 받았다.

    이 사업은 라임이 캄보디아 개발사업부지의 토지 전차권을 매입한 사업시행자 UDG의 사모사채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토지전차권 매도인, 사모사채 연대보증인인 UDG에 상환을 청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투자대상의 토지 면적과 지번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담보물이 토지 소유권이 아닌 토지전차권인 점과 실질적 처분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실자자료를 분석한 곽상도 의원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라임과 정권과의 유착관계, 라임의 석연치 않은 향군상조회 인수 과정 등을 보면 이면에 막강한 배후가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펀드별로 기초자산이 1조204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플루토 FI D-1호에서 최대 6000억원이 손실이 났다.

    예상 회수율은 51.7~69.9%(6222~8414억원)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만기가 도래한 1926억원 중 상환된 금액도 57억원에 불과하다.

    기초자산이 2931억원인 테티스 2호는 회수 예상액이 1692~2031억원(58.1~79.0%)으로 추정된다.

    테티스 2호가 투자한 메트로폴리탄 3, 4회 사모사채 등 부동산 투자금액 641억원도 회수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또 다른 모펀드이자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 TF 1호에 대해서는 삼일회계법인 측이 아직 예상 회수율을 제시하지 못했다.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회수할 가능성 보다 사실상 개인의 손실률이 100%가 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무역금융펀드는 당초 5억 달러를 해외 무역금융 펀드 5개에 투자했다.

    이 중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가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미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 제재를 받았다.

    이에 라임운용은 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SPC에 넘기고 5억 달러의 약속어음을 받았지만 IIG 펀드가 공식적으로 청산 단계에 들어가 약속어음 가운데 1억 달러의 원금이 삭감됐고, 나머지 금액도 제때 상환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삼일회계법인 실사에서 무역금융 펀드가 보유한 펀드를 싱가포르의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5억 달러의 약속어음(P-note)을 받으면서 맺은 계약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기일 내 어음을 상환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