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주요 판매처 면세점 영업축소·중지 잇달아1Q 역신장, 2Q까지 코로나 영향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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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판매 채널인 면세점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휴점에 돌입하면서 매출 타격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4월 한달 간 매주 월요일마다 삼성동 코엑스점의 문을 닫기로 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 4일부터 17일간 영업을 중단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이달부터 서울 시내 지점을 월 1회 휴점하기로 결정했다. 방문객이 끊긴 인천공항과 제주도 소재 지점을 중심으로 임시 휴업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 여행자들의 해외 출국이 줄어들면서 면세점업계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은 지난 2월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1조1026억원으로 전월(2조248억) 대비 45.5% 줄었다. 전년 동기(1조7416억원) 대비로 3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면세점 총 이용객 수는 175만명으로 전월(384만명) 대비 54.3% 급감했다. 전년 동기(374만명)와 비교해서는 53.1%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비중이 높은 입점 브랜드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했고 특히 중국인 따이궁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액 중 면세점 비중은 30%, LG생활건강은 40%를 차지한다. 이들 뿐 아니라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역시 중국 내 운영 중인 매장은 없지만 매출의 90%가 면세점에서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라면서 "면세점에서만 기존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뿐 아니라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장을 찾는 발길은 감소하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판매보다는 온라인 전환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의 부진은 코로나19에 더해 화장품업계를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2016년부터 3년간 중국 수입시장 권좌를 지켰던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 이어 프랑스에도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36억5815만 달러(4조4450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가 33억2687만 달러(4조421억원)로 2위, 한국이 33억2251만 달러(4조362억원)로 3위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입국 제한 조치 등 여러 불확실성으로 올해 2분기까지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접어든 만큼 1분기 실적 부진이 기정사실화됐고 당분간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전영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주요 소비 채널의 회복 시점 역시 불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최근 국가간 입국 제한조치까지 장기화되며 면세점 채널 회복 시점 역시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1분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채널과 함께 실적 부진을 경험했을 것"이라며 "향후 실적은 중국에서 브랜드력과 채널, 마케팅 전략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