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기 67→57대… 노선·운항 횟수도 줄어"규모 축소·시장 악화로 당장은 시너지 어려울 듯""공정위 결합심사 후 세부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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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슈퍼 LCC’로 도약하려던 제주항공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 이스타가 코로나19 여파로 리스기 반납과 구조조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각종 환경변화로 제주항공이 당초 그렸던 인수 후 사업 전략도 대폭 바뀔 전망이다.

    6일 현재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달 중 접수를 시작하며, 회사는 직원 1600명 중 800여 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미충족 시에는 정리해고도 검토한다. 리스 중인 항공기도 22대 중 10대를 반납해 12대만 남긴다.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의 고민은 깊어졌다. 당초 제주항공은 자사 보유분(45대)에 22대를 추가해 총 67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타 기재 반납으로 보유기는 57대로 줄어든다. 

    운항 노선도 38개를 더한 126곳(단순합산 기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당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가 약 45%의 기재를 감축한 만큼 일일 운항횟수 등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 달까지 진행할 희망퇴직·정리해고에서 발생할 노사이슈도 부담이다. 현재는 이스타 자체적으로 퇴직 일정과 보상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모기업인 제주 측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딜 초기, 3월 초 거래 확정 이후로도 이스타 경영 상황이 계속해 악화해 제주항공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예상했던 사업 볼륨이 실현되지 않은 데다 상황이 언제 좋아질지 몰라 양사 시너지를 당장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주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에서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 통과 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회사는 태국, 베트남 등 해외에도 결합 심사를 신청해둔 상태다. 각국 심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며, 해외에서도 심사를 통과해야 거래 이후 사업계획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딜 클로징을 위해 각종 절차에 적극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3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냈다. 심사에는 최소 30일, 필요 시 90일을 연장해 최대 12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공정위가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허가하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한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지난달 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액은 545억원으로,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 후 이스타 지분 51.17%를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