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영업손실 198억원 규모… 매년 진행하던 배당도 못해‘일본 불매운동’ 직격타… 작년 매출 반토막, 재고 충당금만 71억코로나19에 일본 불매… “시장 상황 예의주시 중”
  • ▲ 매대에서 사라진 아사히맥주.ⓒ뉴데일리DB
    ▲ 매대에서 사라진 아사히맥주.ⓒ뉴데일리DB
    롯데그룹과 일본 아사히그룹의 합작사인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해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의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며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13일 롯데아사히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해 영업손실은 19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롯데아사히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1억7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롯데아사히의 매출은 623억원으로 전년 1248억원 대비 5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년 주주들에게 지급해 온 배당도 사라졌다. 롯데아사히는 지난해 329억원 규모의 배당을 주주에게 지급해왔다. 

    이런 실적부진의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일본 불매운동’이 있다. 

    롯데아사히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와 일본의 아사히그룹홀딩스의 합작사다.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1주를, 롯데칠성이 50%-1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품목은 한때 수입맥주 1위를 차지했던 ‘아사히 맥주’다. 이 제품은 불매운동의 주요 표적이 돼 왔다. 

    실제 롯데아사히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불매운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롯데아사히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30억원 가량 늘어났다. 아울러 회사 측은 재고자산의 평가손실 충당금만 71억원 수준으로 쌓았다. 맥주 특성상 유통기한이 1년에 불과해 앞으로도 상당 제품의 파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생긴 영향은 재고 뿐만 아니다. 매출이익은 224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421억원으로 8.6% 증가했다. 상여금을 10% 수준으로 감축했음에도 유통채널이 물건을 팔아주는 대신 지불하는 지급수수료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66억원이 집행됐기 때문. 광고선전비도 70억원으로 24억원 가량 증가했다.

    판매가 급감하는 와중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맞물리면서 11년만의 적자전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해가 바뀐 현재도 회복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맥주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 ‘일본 불매’의 영향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롯데아사히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수입을 줄이거나 재고를 대규모 할인으로 내놓는 중이지만 시장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한 대형마트에선 500㎖ 6입을 7800원에 판매 중이다. 1캔당 1300원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재고소진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사히 맥주는 일본 불매에도 활로를 찾기 위해 판매가를 대폭 낮춘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한 수준”이라며 “지금 행사가가 이전 대비 3분의 1수준이기 때문에 행사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수익성은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아사히 관계자는 “올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 될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