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판 불참… 대리인 통해 입장 전달양측 재산목록 중 특정 안된 부분 수정 요구노 관장 변호인단 교체로 향후 법정공방 치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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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의 소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두 번째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노소영 관장은 이에 앞서 변호인단을 교체하며 향후 재산분할에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전연숙)는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최 회장과 노 관장간 이혼소송의 두번째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10분여 만에 끝났다. 가사소송법상 이혼 소송은 당사자가 출석할 의무가 없는 만큼 양측 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여기에 최 회장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생활속 거리두기'로 완화됐지만 발생 우려가 여전히 높아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재판 전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명하고 있다"며 "직접 출석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직접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지난 8일 양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재산목록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이들이 상대방의 재산목록 중 구체적으로 특정이 되지 않은 부분의 수정을 요구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노 관장 측 변호인은 "양측이 제출한 재산에 대해 특정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였다며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특정해달라고 요구했고 상대방도 같은 절차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특히 노 관장은 2차 변론을 앞두고 변호인단을 새롭게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재산분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노 관장은 이혼소송과 함께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42.29%에 대해 재산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18.44%)의 7.73%에 해당한다.

    그러나 SK그룹 성장 과정에서 추진한 인수합병 및 일부 사업의 경우 노 전 대통령 시절과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워 노 관장의 재산기여도가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상속·증여받은 재산의 경우 통상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회사 경영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재산인지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최 회장 측이 재산 대부분을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속 재산이라는 점을 들어 적극 방어하는 근거다.

    재계에서는 SK그룹 성장 과정에서 추진한 인수합병 및 일부 사업의 경우 노 전 대통령 시절과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워 노 관장이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SK그룹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유공(SK이노베이션)과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인수를 꼽는다. 

    우선 유공 인수는 1980년대로 SK그룹 창업자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10여년간 준비한 일로 '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위해 내린 결단이다.

    이후 SK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80년대 중반부터 정보통신 사업을 준비한 SK그룹은 노 전 대통령 시절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냈지만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오히려 정경유착에 대한 오해를 우려해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후 SK그룹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민영화되는 한국이동통신을 시가를 뛰어넘는 비싼 가격에 인수하며 정보통신 사업 진출이라는 숙원 사업에 결실을 맺게 된다.  

    당시 상장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 주가는 8만원 수준이었는데 민영화 소식과 함께 3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SK그룹 내부에서는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고 최종현 회장은 특혜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합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며 결단을 내린 바 있다. 

    결국 SK그룹은 정유와 이동통신 인수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편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는 오는 7월 21일 오후 4시 30분 제 3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