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카페 트렌드에 밀려 감소세던 빙과시장코로나19 여파, 더워진 날씨 덕 1분기 소폭 상승 추정본격 성수기 진입' 빙그레 vs 롯데' 각 사 전략 실행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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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가운데, 국내 빙과시장의 본격적인 성수기 여름시즌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빙그레와 롯데의 양강구도가 처음으로 가시화되는 시점이다. 급격히 변화한 시장 판도가 코로나19 여파에, 역대급 폭염까지 겹쳐 기존과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디저트 카페의 상반기 내점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빙수나 아이스크림 등 '아이스류'를 전문으로 하는 디저트의 경우 통상 상반기는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여름 시즌이 본격 시작되는 성수기에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구로구에서 한 팥빙수 전문카페를 운영하는 김정아(가명·40)씨는 "코로나19 사태 직후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었다"며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매출에는 아무래도 타격이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3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배달 매출이 그나마 위안이다"라고 전했다.

    디저트 카페 설빙도 2월 배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배 증가했으며, 편의점 CU의 올 1분기 디저트 매출 신장률은 36.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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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 카페의 매출 지형도가 점포에서 배달로 옮겨가고, '집콕족'이 늘면서 편의점이나 마트 등의 디저트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고, 한국에 진출한 벤앤제리스 역시 배달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최근 몇년간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디저트 카페가 상승세를 타면서 빙과류를 대체해왔다. 이에 따라 빙과업계의 침체는 가속화됐다. 실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에 마지막으로 2조원을 넘긴 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빙과류의 할인점·편의점 등 소매점 매출은 2조184억원이었는데, 3년 후인 2018년엔 1조6292억원으로 약 20%가량 감소했다.

    국내 빙과시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4사가 전체 시장의 87%를 점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빙과시장 점유율 2위 업체 빙그레가 4위인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빙과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예상된 폭염으로 인해 상황이 역전됐다. 업계는 올해 1분기 아이스크림 시장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가량 신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소매점 기준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29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에는 3000억원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절차가 아직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사실상 빙그레와 롯데 계열사의 양강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상황이 급변하자 각 업체들은 나름의 전략을 세우고 성수기 대비에 착수했다. 빙그레는 기존의 마케팅을 이어가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라인을 강화한다. 특히 유산슬, 펭수 등 굵직한 모델을 기용해 마케팅에 힘을 줬고, 끌레도르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라인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또한 빙그레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패션, 생활용품 등 이종산업 간 콜라보레이션 마케팅도 이어나간다. 빙그레는 5월 하순 경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와 협업을 진행한 데 이어 예스24와 손잡고 도서 관련 굿즈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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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채널 다각화에 집중한다.

    롯데제과는 '죠크박바', '찰떡아이스 하트딸기'에 이어 ‘앙빵 디저트 멜론 아이스샌드’, ‘카페프레소 아인슈페너’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롯데푸드도 성수기를 겨냥해  ‘델몬트 샤인머스켓&청포도 아이스바’를 선보이며 델몬트를 과일 빙과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마운틴 아이스' 2종(백두, 한라)도 출시했다.

    특히 롯데푸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채널 다각화에 집중한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실제로 3월 라베스트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3월에 비해 40% 가까이 늘었는데, 1~2월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비교해 볼 때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롯데푸드는 홈쇼핑 등 채널 다각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올해 빙과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일상과 더워진 날씨 덕에 감소세를 딛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수 이슈까지 있어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빙과업계의 지형 자체가 완전히 변화할 것으로 보여 관련업체들에게는 올해 성수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