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적자·자동차보험 편중 등 체질 개선 불가피타 손보사 대비 비대한 인력구조 효율적인 개편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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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이 이달 디지털 손보사를 전환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하지만 아직 장기 누적된 경영손실 개선, 하나금융지주와 융화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 1일 하나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바꾸고 공식 출범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월 교직원공제회가 가진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 7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새 출범을 위해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서, 향후 그룹계열사와 디지털 생태계 기반 노하우를 공유할 방침이다. 또 이를 통해 은행·카드 등 판매전략을 다각화하고, 여행자·레저 등 특화 보험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 하나손보는 더케이손보 시절은 지난 2018년 1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시작으로, 지난해(445억원)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겪었다. 

    그 여파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은 2017년 말 212%에서 2020년 3월 말 128.3%까지 감소했다. 이는 금감원의 권고 수준인 1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하나손보는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우선 700억원을 증자한다.

    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개선도 동반돼야 한다. 올해 1분기 종목별 원수보험료 기준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62.2%로 크게 편향돼 있었다. 이는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업계의 평균(21.1%)을 크게 웃돌았으며, 올해 출범한 캐롯손보(26.3%)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월에서 5월까지 누적 기준 92.2%로, 손익분기점인 적정손해율(78~80%)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에도 1년간 누적 기준 99.8%를 기록하며, 큰 손실을 겪은 바 있다. 

    판매 채널에서도 TM(텔러마케팅) 채널 의존도가 현저히 높았다.  올해 1분기 기준 TM 비중은 69.7%로, 향후 CM(사이버마메팅) 채널 등 판매채널 다각화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와 상생과 효율적인 조직 관리도 향후 과제로 남았다. 지난 1월 더케이손보해보험 노동조합은 교직원공제회와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는 시위를 한 적 있다. 당시 노조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비용 절감을 위해, 콜센터와 IT/전산 업무를 외주화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하나손보는 노조에 의견을 수용해,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하나손보는 다른 손보사와 달리 전체 정직원 700여명 중 240여명이 콜센터와 IT/전산 업무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 인원 규모는 캐롯손보(130여명)와 비교해 6배가량 비대해진 결과를 초래했다. 

    디지털 손보사 특성상 외주화를 통한 조직 슬림화가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조직 운영 등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로 인해 효율적인 조직 운영과 개편이, 하나손보의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