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또 무산… 제주항공 불참7일 제주 측 입장발표… '인수무산' 무게노조, 8일 대규모 집회… '이상직 게이트' 비화 조짐
  • ▲ 6일 주총장으로 들어서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 연합뉴스
    ▲ 6일 주총장으로 들어서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 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이 6일 재소집한 임시주주총회가 또다시 무산됐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제주항공은 예상대로 불참했다.

    지난달 26일이어 두번째다.

    주총에 앞서 이스타는 제주항공에 4명의 신규이사·감사 명단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인수 후 경영에 참여할 신규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함이었지만 제주항공측은 “거래가 끝나야 이사진을 꾸릴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시작한 주총은 15분 만에 종료됐다. 최종구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와 몇몇 주주만 자리를 지키다 쓸쓸히 자리를 떴다.

    전주 김현미 장관까지 나서 애경그룹의 이스타 인수를 독려했지만 제주항공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곤혹스런 표정의 최종구 대표는 모든 질문에 “제주항공과의 거래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했다.

    거래파기 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연신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양 측은 현재 ‘거래 선결조건’을 두고 논쟁 중이다. 지난 10일 제주항공은 이스타에 "10일 이내에 선행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발송했다. 관련해 이스타는 "거래 체결 당시 모두 고려된 사항"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제주항공의 반응은 싸늘했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조건은 △이스타항공이 태국 자회사 타이이스타젯에 가진 지급 보증(약 373억원) △2~5월 임직원 체불 임금(250억원)과 △조업료·운영비 등 외부 미지급금 해소로 알려진다. 사안 해결을 위해 필요한 금액은 최소 800억원 대다.

    제주항공이 제시한 이행 완료 기일은 이달 15일. 이스타항공이 이 기간까지 8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래가 깨진다는 의미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스타는 수백억대 현금을 마련할 능력이 없다.
  • ▲ 본사 앞 집회 중인 조종사 노조 ⓒ 연합뉴스
    ▲ 본사 앞 집회 중인 조종사 노조 ⓒ 연합뉴스
    이날 주총장에는 이스타 조종사 노조도 출석했다. 노조는 오는 8일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가질 예정이다. 예상 참석자는 400~500명이다. 노조는 이번 주 제주항공이 발표할 입장에 따라 활동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이삼 이스타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제주항공의 불참으로) 오늘 주총도 의미가 없었다”면서 “이번 주 중 제주항공이 발표할 입장에 따라 애경 본사 앞 집회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 인수를 포기하려는 건 악화된 경영 사정에 기인하나. 현재 제주항공의 국제선은 90% 가량이 멈춘 상태다. 1분기 영업손실만도 638억원에 달한다.

    이스타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前 이스타항공 회장)과 관련한 의혹도 거래 파기 빌미가 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인수 자금에 대한 의혹이다. 

    이 의원 자녀가 지분 100%를 가진 지주사 이스타홀딩스는 자본금 3000만원으로 100억원을 빌려 회사 대주주가 됐다. 이 의원 측은 “모든 과정이 적법하고 투명했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조달책과 투자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과의 거래 무산 시 이스타는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단순 회사 청산이 아닌 경영상 불법 행위가 연이어 밝혀지는 이른바 ‘이상직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