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구광모 이어 최태원 회장과 회동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직접 방문… 오찬 함께2010년 블루온부터 차세대 플랫폼, 제네시스까지 '깊은 인연''배터리 동맹' 든든… 전기차 기대감 높아져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뉴데일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뉴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난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에 이은 이른바 'K배터리 회동'의 마지막 순서다.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현대차의 미래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힘입어 내연기관차보다 오히려 ‘전기차를 더 잘하는’ 완성차 업체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다음날인 7일 최 회장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한다. 두 사람은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해 생산 설비를 둘러보고 오찬도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배터리 공급과 협력 강화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에 쓰일 배터리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업계는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의 만남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어릴 때부터 친분이 두터운 데다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의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탑재할 1차 배터리 공급 업체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한 바 있다. 거래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신형 G80 기반 전기차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블루온’에 배터리를 넣는 등 현대차의 전기차 연구개발(R&D) 시작을 함께 했다. 블루온은 현대차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경형 전기차다. 같은 해 기아차 역시 레이 전기차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의 만남은 ‘윈윈 협력’이라는 분석이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SK이노베이션의 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이 가까워질수록 전지 사업부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다음달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양산 채비를 한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NE)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고 급속 충전기로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하는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연이은 회동을 해왔다. 이번에 최 회장을 만나면 국내 4대 그룹 총수의 ‘배터리 동맹’을 완성, 가장 든든한 우군’을 확보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4.1%로 7위에 올라 있다. LG화학(24.2%), 삼성SDI(6.4%)는 각각 1위와 4위를 기록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전기차 광폭 행보는 현대차와 삼성, LG, SK 등 대기업간 본격적 협업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 공급이, 배터리 업체는 대규모 납품이 절실해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