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 앞장5G MEC 상용화, 헬스케어, 실감형 콘텐츠 강화CEO, 젊은 조직과 소통 통한 신성장 동력 모색
  •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삶을 몇 달 만에 바꿔놓았다. 사람들 간 대면접촉을 기피하는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원격교육 및 재택근무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라는 대재앙이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됐다. 본지는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내 IT 기업들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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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핵심기술 개발, 5G 감염병 예방...이통3사, '디지털 전환' 앞장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5G(5세대 이동통신) 등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활로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학, 출연연과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SK하이닉스, 퓨리오사AI, 오픈엣지, 서울대 등 15개 기관과 함께 최대 8년간 총 708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서버에 활용 가능한 AI 반도체와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5G 지연속도를 줄여주는 5G MEC 상용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ICT패밀리사와 함께 디지털 X-ray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보안·산업용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초협력 차원에서 유럽 1위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K-ICT 협력을 제안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연내 5G 에지클라우드 상용화 전략도 짠 상태다.

    KT도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을 지원하는 '협력 TF'를 신설, 5G와 기가인터넷 등 통신인프라에 2조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과 비대면 영상솔루션과 사물인터넷 기기, 로봇을 활용한 언택트 진료환경을 개발하고, 현대중공업그룹과는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비영리 단체와 손을 잡고 솔루션 개발에 나선 상태다. KT는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해 삼성서울병원과 5G 의료서비스도 공동 개발 중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KT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원팀'을 꾸렸다. 3사는 보유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빅데이터, 딥러닝 등 AI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각사가 운영중인 AI 플랫폼을 연동하고, AI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또한 5G 콘텐츠 강화를 위해 구글과 인터넷 검색 결과를 실감형 이미지로 보여주는 AR 콘텐츠를 개발하고, 미국 스타트업 스페이셜과 AR 협업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무선통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실버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 ▲ (왼쪽부터)박정호 SKT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U+ 부회장 ⓒ뉴데일리DB
    ▲ (왼쪽부터)박정호 SKT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U+ 부회장 ⓒ뉴데일리DB
    ◆ "위기를 기회로"...박정호-구현모-하현회, 적극적 소통으로 신성장동력 모색

    이통 3사 CEO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조직간 활발한 소통을 통해 코로나19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고,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겠다는 것.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임직원 미팅에서 "언택트는 SK텔레콤에 기회. 구(舊) 시대 공식을 모두 깨겠다"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전방위 혁신안을 이 같이 정의했다. 이동통신부터 뉴(New) ICT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그 일환으로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을 받는 '주니어 보드'를 신설하고, 집에서 10~2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직 유연화 차원에서는 재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2.0'과 구성원이 직접 필요조직을 신설하는 '애자일(Agile) 그룹'도 추진한다. 

    구현모 KT 사장도 GTI 서밋 글로벌 행사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온 5G를 비롯한 통신시장의 기회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존 관행을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통해 파생되는 사업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구 사장은 젊고 역량있는 직원들로 구성된 '에이스 직원 300명'을 선발, 혁신전담조직인 BDO(Business Development & Operation) 그룹을 구성했다. 최근에는 평균 연령이 만 29세인 기업문화 전담팀인 'Y컬쳐팀'을 신설하고, 30대 과장에게 팀장직을 부여했다. 미래성장 기반인 20~30세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KT의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임직원들에게 사내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영역에서 전열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각 사업부문별 성과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 디지털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하 부회장은 전사에 효율적인 소통문화를 전파하고,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젊은 세대와 경영진과의 소통 채널 '리버스 멘토링'을 적극 운영 중이며, 사원 협의기구 '블루보드'를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