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준 14조5446억원 연일 최대치 경신…"높은 신용잔고율은 증시 과열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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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동학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위험방지 차원에서 신용융자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있지만 빚투는 연일 증가세다.

    6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4조54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 급락과 함께 바닥을 친 지난 3월 25일(6조4075억원)의 2배를 훌쩍 넘은 수치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달 24일 14조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가 빚까지 내가며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용 잔고는 대체로 주가 방향을 예측하는 후행지표로 평가된다. 통상 주가가 하락하면 신용잔고는 감소하고, 상승하면 증가한다.

    실제 신용융자 잔고는 코로나19로 세계 증시가 회복되면서 최근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2300선을 돌파한 상태다.

    최근 증권사 2분기 실적이 급격히 호전되는 데에는 거래대금 급증은 물론 연일 사상 최대치를 올리고 있는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꺾일줄 모르는 빚투 확대에 증권사들도 저마다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가 자기자본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통상 60~70% 수준에서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KB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준수를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담보대출을 정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부터 증권담보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7월초부터는 기존 20·30·40%인 종목별 위탁증거금률을 모두 50%로 변경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대출받는 '유통융자' 한도를 모두 사용하면서 지난 22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재원을 자기자본 내에서 대출하는 '자기융자'로 바꿨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담보대출을 지난달 1일부터 2주간 중단한 뒤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삼성증권도 지난 22일 담보대출과 신용융자를 함께 중단했다가 지난 27일부터 신용융자는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도 담보대출은 계속 중단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신용잔고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중소형주에 신용잔고가 쏠려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중소형주의 신용잔고는 10조원으로 전체의 73%를 차지한다"며 "종목별 시가총액과 신용융자 잔고율 산포도를 보면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잔고율이 높게 나온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높은 잔고 비율은 증시 과열 신호와 잠재 매물 압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상승 후 조정 국면에서 신용잔고 정점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신용 잔고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