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넥센타이어 2분기 적자전환 유력노조가 회사 통장압류… 결제 올스톱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승계 갈등
  • ▲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기업로고(CI) ⓒ각사
    ▲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기업로고(CI) ⓒ각사
    국내 타이어 제조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 실적 악화에 이어 노사분규, 경영권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내우외환의 처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오는 14일 나란히 지난 2분기(4~6월)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는 금호타이어가 2분기 29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5.6% 줄어든 459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10여 년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구조조정 등 굴곡진 시간을 보낸 끝에 지난해 흑자전환 했으나 위기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금호타이어는 지난 1분기(1~3월)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코로나19 충격, 자동차 업계 불황으로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겪고 있다. 전 임원진은 급여 반납을 선언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들어서는 비정규직 노동조합(노조)이 회사를 상대로 낸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채권 압류)을 법원이 받아들여 운영자금 통장이 압류됐다. 금호타이어 측은 직원 급여, 협력 업체 대금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돼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뒤 직접 고용과 임금 차액 204억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5일에는 사내 하도급 업체 5곳이 이달 말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광주공장에서 제조 및 물류 부문 업무를 지원하는 이들은 적자 경영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새 운영 업체를 모집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도 2분기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 추정치 평균(컨센서스) 영업손실은 9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1.2% 감소한 3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매출액 비중이 각각 30.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및 유럽 시장에 멈춘 점이 뼈아팠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시장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 고정비 부담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고와 업체 간 가격 경쟁 등의 부담도 있다”고 진단했다.

    나름대로 버티기에 성공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는 2분기 영업이익 701억원, 매출액 1조36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3.6%, 21.4% 줄어든 수치다.

    다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는 등 가족 간 갈동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조 회장은 일찌감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고 입장문을 내는 등 집안싸움 수습에 나섰다.

    하반기 대외 환경도 녹록치 않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은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소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오는 11월까지 반덤핑 관세 부과 방안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