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연말 128단 낸드 양산정부 지원 기반 韓 격차 2년으로 좁혀"수율·생산력 확보시 낸드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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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바탕을 낸드플래시의 기술력이 한국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맞아 본격적인 반도체 육성 작업에 돌입하면서 낸드의 중장기적 경쟁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이르면 올 연말 128단 3D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중국 국영기업인 YMTC는 올 초 6세대 128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마치고 올 연말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해 128단 3D 낸드를 양산한 만큼 한중간 기술격차는 1~2년 수준으로 좁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수율과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2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YMTC의 올 2분기 낸드 생산능력은 월 2만장으로 한국기업의 3% 수준이다. 이 회사의 올해 낸드 점유율은 1%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국내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국은 '중국제조 2025'에서 오는 2025년 반도체 자급률 목표를 70%로 수립하며 정책지원을 확대하는 등 반도체 굴기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시장이지만, 해외기업 의존도가 높아 반도체를 자국산업의 육성으로 추진한 것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지난해 15.7%에서 오는 2024년 20.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지난해 중국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 2기를 자본금 2042억원위안(약 34조원)으로 조성했다. 지난달 SMIC는 상장특례제도를 통해 중국판 나스닥 시장인 스타마켓에 2차 상장하면서 532억위안(약 9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자본시장을 통해 자국 반도체산업 육성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이같은 지원책을 바탕으로 미국의 제재에도 반도체 굴기를 이어나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앞서 장루징 SMIC 전 회장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도 하는데 우리가 못할 게 있나"며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추격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낸드 시장의 경쟁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설비투자(CAPEX)는 올해 79억달러에서 내년 83억달러로, SK하이닉스는 25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YMTC는 같은 기간 39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YMTC가 수율 안정화, 생산능력 확대 등에 성공한다면 중국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른 낸드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간 반도체 기술격차가 과거보다 빠르게 좁혀지면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다만 중국 기업들은 아직 수율과 생산능력 등이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아 당장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