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노딜'… 보증금 소송 명분쌓기11일 계약거래 종료… CEO 면담까지 기일 연장핵심은 '파기 책임'… 양측 내부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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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시아나항공
    지지부진하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새 국면을 맞았다. 인수 측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약종료를 앞두고 금호산업 측의 대면 협상에 응하면서다. 앞서 정한 양 측 계약 종료일은 11일이다.

    HDC가 대면에 응한 것은 지난 9일이다. 이날 HDC는 “거래 종결을 위해 금호 측이 재실사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며 역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HDC 측은 아시아나 인수 최종 결정을 위해 12주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HDC는 금호와 채권단 산업은행의 대면 협상 요청을 거절해왔다. 관련해 시장은 계약 종료 시점인 12일 이후 양측 거래가 파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던 중 HDC가 돌연 만남을 수락하자 거래와 관련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수 시각은 여전히 ‘노 딜’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면이 이후 2500억 대 이행 보증금 반환 소송의 예비 라운드 격이라는 풀이까지 나온다. HDC는 이번 만남을 통해 그간 금호와 산업은행이 지적한 ‘거래 진정성’을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초 예상처럼 계약 종료 직후인 12일에는 당장 거래를 파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 CEO 면담까지 기일을 늦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호 관계자는"오늘 내일 계약 파기건이나 면담 일정 관련해 큰 발표 없을거 같다. 일단 만나기로 했으니 추후 일정 발표가 중요할거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 ▲ 정몽규 HDC 회장 ⓒ 뉴데일리경제
    ▲ 정몽규 HDC 회장 ⓒ 뉴데일리경제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상 HDC의 대면 수락은 추후 보증금 소송을 고려한 면피용 전략”이라며 “이번 건을 예로 들어 계약 파기 직전까지 협상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HDC는 앞선 실사 절차와 아시아나 파견 인수단 등을 통해 이미 내부 사정을 모두 다 파악했을 것”이라며 “금호와 아시아나가 장기간 재실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이를 전제로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이번 면담에서 금호와 산업은행이 재실사를 수용하거나 파격적인 거래 조건을 내거는 경우다. 양 측이 HDC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고도 거래가 무산된다면, HDC 측 귀책사유가 커진다. 이 경우 금호는 보증금 2500억을 챙길 수 있게 된다.

    황용식 교수는 “금호와 채권단이 재실사와 새 거래 조건을 제시하거나, 앞선 논쟁에 확실히 반박한다면 이번 면담이 반격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예상외로 이번 협상에서의 금호 측 아젠다가 거래 방향을 뒤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양측은 CEO 간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HDC의 대면 수락 후 금호산업도 “거래 종결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재실사 수용 여부 등 구체적 논의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12일 이후 계약 파기 통보와 관련해서는 양사 CEO 면담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