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800억 적자 가운데...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 점유율 '27%' 넘겨'코로나 영향' 올해 전장부품시장 5분의 1로 줄지만...하반기 물량 확보 청신호내년 생산량 15% 성장 전망...수익성 개선 작업 속도
  • ▲ CES 2020에서 선보인 삼성-하만의 합작품 '디지털콕핏' ⓒ삼성전자
    ▲ CES 2020에서 선보인 삼성-하만의 합작품 '디지털콕핏' ⓒ삼성전자
    삼성이 인수한 차량용 전장기업 하만(Harman)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가운데 대표제품인 '디지털콕핏'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과의 첫 공동개발 결과물인 디지털콕핏을 중심으로 내년부턴 본격적인 성장도 점쳐지고 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반기에만 28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1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거의 2000억 원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2분기에 손실 폭을 1000억 원 밑으로 낮추는데 성공해 한숨을 덜었다.

    올 초부터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영향으로 완성차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 전장사업을 하는 하만에도 충격이 됐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이후 매출 규모를 점점 키워 지난해엔 처음으로 10조 원 벽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매출 4조 원을 간신히 넘긴 상황이라 우려가 커졌다.

    올해는 삼성이 지난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지 4년 만에 맞는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올해까지도 하만의 자회사 정리 등의 효율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은 완성이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시장 자체가 축소되며 매출이 줄어들 위기감이 여전하다.

    그런 가운데도 삼성과 처음으로 합작으로 내놓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디지털콕핏'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디지털콕핏은 하만의 전장기술에 삼성의 IT·반도체 기술을 결합해 지난해 선보인 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 시스템으로 지난 상반기 기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27%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하만이 디지털콕핏이라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브랜드를 내놓기 전에는 점유율이 20% 벽을 넘지 못했다. 디지털콕핏이 탄생하기 직전해인 2018년 이 시장에서 하만의 점유율은 18.8% 수준이었다가 2019년 CES에서 제품을 처음 선보인 후 25%에 가까운 점유율로 시장에 이름을 더 알리게 됐다.

    삼성의 IT 기술과 접목됐다는 점이 디지털콕핏의 브랜드력을 더 강화하며 시너지를 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반기 최악의 고비를 넘은 하만은 생산물량만 놓고 봐도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올해 대비 적어도 15%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전방 산업인 완성차업계의 올해 글로벌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내년에 다시 성장가도를 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하만의 자회사 정리작업도 올해면 사실상 마무리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에도 삼성전자가 정리작업을 진행한 유일한 곳이 하만의 자회사였다. 과거 하만이 인수했던 오디오 제조 관련 자회사인 '마틴 프로페셔날(Martin Professional Pte. Ltd.)'이 상반기 중 청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