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편광판 매입액 8800억… 11년來 최저LG화학, '수익성 악화' LCD 편광판 사업 철수 결정구조조정 영향 직원 감소… 공장 이어 기숙사 매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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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OLED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원재료 매입액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OLED TV가 '백라이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관련 원재료도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 편광판 매입액은 879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으로 2009년 이후 11년 만에 매입액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패널 앞뒤에 부착해서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LCD TV에서는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과 외부 빛을 막아주는데 사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줄인데 이어 올 연말까지 국내 TV용 LCD 생산을 모두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LCD TV용 패널 관련 재료의 매입액도 줄어든 것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 매입액은 2012년 상반기 기준 2조7118억원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8005억원까지 줄었다. 8년새 70.5% 급감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에 백라이트를 공급하는 희성전자는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2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감소하는 등 최근 수년째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편광판의 주요 매입처인 계열사 LG화학에서 발생한 매입액은 올 상반기 4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5891억원 대비 31.0% 감소했다.

    LG화학은 지난 6월 중국 화학소재 업체 산산에 LCD 편광판 사업을 11억달러에 매각했다. LG화학의 LCD 편광판 사업은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결국 철수 결정을 내렸다.

    LG그룹은 LCD 사업을 차례로 정리하면서 OLED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약 5조원을 투자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지난달 본격 양산에 돌입한 데다 스마트폰용 패널도 P-OLED로 전환하면서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이에 기존 구미에서 중소형 LCD를 생산하던 P2, P3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경북 칠곡의 '나래원' 기숙사도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나래원에 거주하는 직원에 올 연말 또 다른 기숙사인 '동락원'으로 이동할 것을 공지했다.

    LG디스플레이가 나래원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2010년 중반 이후 LCD 사업 축소로 구미사업장에 상주하는 직원이 지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기준 직원 수는 2만6231명으로, 1년새 3000여명이 줄었다. 지난해 말 이뤄진 희망퇴직을 통해 구미사업장에서만 1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약 80%를 LCD 제품이 차지했지만, 대형 OLED 및 P-OLED 공급 확대를 통해 탈(脫) LCD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LCD 매출액 비중은 올해 65%, 내년에는 55%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