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회장 11월 임기만료, 민·관·정치권서 하마평 솔솔역대 회장 67%가 관료 출신,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유력은행연합회, 내달 이사회서 회추위 구성해 인선작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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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 임기가 오는 11월 끝나는 가운데 뒤를 이을 차기 회장에 금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직전 회장과 현 회장이 민간 출신인 점을 고려할 때 차기 회장은 관료 출신이 나올 순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회장 후보만 10여명에 달한다.

    관료 출신후보로 임종룡·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박종복 SC제일은행 행장이 물망에 올랐지만 최근 연임이 확정되면서 후보명단에서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이달 초 산은 회장 연임이 확정되면서 하마평에서 배제됐다.

    정치권에서는 민병두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민 전 의원은 20대 정무위원장을 거치면서 금융권 인맥이 풍부하고,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은행장이나 금융지주회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모두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임원을 거쳤다는 점에서 민 전 의원의 연합회장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2대 연속 민간 출신이 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순서상으로 관료 출신이 올 차례로 보고 있다.

    이미 역대 회장 중 67%가 관료 출신이다.

    1984년 초대 회장인 김준성 전 회장을 비롯해 신병현(2대), 정춘택(3~4대), 이동호(6대), 류시열(7대), 유지창(9대), 신동규(10대), 박병원(11대) 등 7명은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분류된다.

    이상철(5대)·신동혁(8대)·하영구(12대) 전 회장과 김태영(13대) 회장은 민간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오면서 대외적으로 금융권 협회 위상이 높아졌다”며 “은행연합회도 격을 맞추기 위해 관료 출신 영입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임종룡·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농협지주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장을 퇴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최종구 전 위원장이 더 유력하다고 시각도 많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종룡, 김용환 전 금융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금융위원장과 수출입은행장, 농협지주회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국정철학과 경력 부문에서 현 정부와 결이 맞을지 의문”이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현재로선 유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 전 금융위원장은 행시 25기로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보다 2기수 선배다. 만약 은행연합회장이 되면 약 14개월 만에 금융권 복귀다. 그는 현재 라이나생명 사회공헌재단인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직을 무보수로 맡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사모펀드 환매중단 등 일련의 사태로 은행권 영업이 위축되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 전 위원장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역대 회장 중 정춘택(3대~4대)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임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등 22개 은행의 이익단체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대(對)정부 로비나 금융당국과의 이해관계 조정 역할과 함께 은행권 임금단체협상 권한을 갖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에게 산적한 현안은 차고 넘친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렬까지 치달아 임금단체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융노사 임단협 타결부터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원활한 금융지원, 사모펀드 사태 수습과 은행권 개선안 마련, 빅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금융권과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이다. 이밖에도 은행권의 효과적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민간 금융외교 역할, 그린뉴딜 등 한국판뉴딜 정책 과제 달성을 위한 정부와 은행간 교두보 역할도 해야 한다.

    은행연합회장은 정관에 따라 은행장들로 구성된 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통상적으로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식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10월 말쯤 이사회에서 회추위를 구성해 회장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