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공개행사서 가격·출시일 미공개가성비 실패 '벨벳' 전철 밟을까… 가격 결정 난항다음주 삼성 보급형 '갤럭시S20 FE' 공개 '변수'… 내달 판매 경쟁 시작
  •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윙 제품 이미지 ⓒLG전자
    LG전자가 지난주 선보인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Wing)'의 가격 정책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달 초 본격 출시를 앞둔 마지막까지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폼팩터 혁신을 추구하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프리미엄 라인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폴더블폰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긴 어려운 사정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야심차게 내놓은 '매스 프리미엄' LG 벨벳(VELVET)이 출시 당시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점도 LG에겐 걸림돌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4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이자 폼팩터 혁신을 추구하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제품인 LG윙을 출시하며 가격과 출시일을 공개하지 않아 주목받는다.

    LG전자는 이날 개최한 온라인 신제품 공개행사를 통해 메인 디스플레이를 밀면 세컨드 디스플레이가 나타나는 윙의 폼팩터 혁신을 중심으로 행사를 꾸렸다. 윙만이 가진 주요 기능들도 함께 소개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가격에 대해서는 '미정'이라는 입장만 전했다. 그나마 다음달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등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윙이 100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결정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부가세 10%를 포함해 108만9000원에 출고가가 정해졌다는 설이 나오는 가운데 100만 원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기 위해 LG가 고군분투한 결과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100만 원 초반에 형성된 가격은 일단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에는 안착할 수 있을만한 가격으로 보인다. 다만 윙에 탑재된 퀄컴의 5G 칩셋인 '스냅드래곤 765 5G'가 최신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정책은 적정한 수준인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100만 원 수준의 가격에 윙의 폼팩터 혁신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어질 전망이다.
  • LG벨벳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벨벳 제품 이미지 ⓒLG전자
    LG가 이처럼 신제품 윙의 가격 정책을 두고 장고한데는 전작인 '벨벳'의 영향도 상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상반기 출시된 LG벨벳은 89만9800원의 출고가로 출시되며 예상 대비 낮은 가성비로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벨벳은 결국 이동통신사와 함께 공시지원금을 순차적으로 올리며 LG윙 출시를 앞둔 최근에 와서는 이른바 '마이너스폰' 신세까지 면치 못하게 됐다. 마이너스폰은 스마트폰에 주어진 지원금이 출고가보다 커지면서 폰을 사실상 공짜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금 지급이나 통신비 보조 등의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

    벨벳이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포지션으로 출시된 탓에 폼팩터 혁신을 담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제품인 윙의 가격을 결정하기는 더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프리미엄 제품의 대중화를 노렸던 벨벳이 90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출시돼 외면을 받았기 때문에 윙이 폼팩터 혁신에 여러가지 독보적 기능들을 탑재했음에도 훨씬 더 높은 가격대를 책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다음주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0 FE'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23일 3차 온라인 언팩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은 갤럭시S20 FE의 가격을 80만~90만 원대로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본격적으로 제품이 출시되고나면 100만 원 안팎의 제품군에서 경쟁이 붙을 수 밖에 없는데 출고가 기준으론 차이가 제법 나는 탓에 상대적으로 경쟁에 불리할 수 있다.

    LG윙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본격적인 새 출발을 상징하는 동시에 폼팩터 혁신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흥행은 필수요소다. 장고 끝에 내놓은 윙의 가격과 폼팩터 혁신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가 올해 LG 스마트폰 사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