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료 및 배당에서 벗어나 성장 투자 전략 펼쳐글로벌 물류회사 ESR 투자 가치 3년만에 2.5배 실현SK팜테코-SK실트론-SKE&S 등 비상장 자회사 가치 기대
  • ▲ SK 서린사옥.ⓒSK
    ▲ SK 서린사옥.ⓒSK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잇따라 투자에 성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투자형 지주회사'로 성장하겠다는 SK㈜의 목표도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는 바이오제약, 소재, 신에너지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선제적으로 진행한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SK㈜ 지난 2015년 통합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투자형 지주회사'로 변화를 꾀했다. 지난 2017년 장동현 사장이 부임하면서 이 같은 전략은 한층 힘을 받았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SK㈜가 다른 지주사들처럼 단순히 브랜드 사용료나 계열사들 배당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 투자 전략에 펼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행보는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SK㈜는 지난 17일 글로벌 물류회사 ESR(e-Shang Redwood Group)의 보유지분(11.0%)의 4.6%에 해당하는 주식 1억4000만주를 주당 22.50 홍콩달러에 블록딜(Block deal) 방식으로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4800억원 규모다. 이번 일부 지분 블록딜로 1차로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SK㈜는 ESR이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ESR의 기업가치는 더욱 급등했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ESR 주가는 공모가(16.8홍콩달러) 대비 약 47%(9월 16일 기준, 24.75홍콩달러)까지 상승했으며, SK㈜ 지분 가치는 투자 대비 약 2.5배 늘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신약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SK바이오팜 상장을 통해 큰 이익을 실현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SK Pharmteco)'를 설립하고 2025년 이후 사업 가치를 10조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정부가 최대 1조원 규모를 지원하는 전략비축의약품 공급자로 선정되며 지속적인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시장을 주도하는 SK실트론 역시 주목받는 자회사다. SK실트론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전기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인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며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이 상장시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는데, SK㈜의 지분 가치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E&S 역시 상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SKE&S는 미국 프리포트(Freeport)사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등 자체 조달로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4월에는 중국 3대 민영 가스업체인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며 1조814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SK㈜는 성장잠재력이 큰 항체신약개발,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이머징테크(Emerging-Tech∙혁신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혁신기술을 선점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딩(Seeding)' 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SK㈜는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SK㈜는 국내의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의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ESR과 같은 투자 성과 실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