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구분 없이 기업 읍소 ‘읽씹’경제5단체 조만간 공동건의문 제출키로"巨與 임대3법 처럼 통과시킬 것" 한탄
  •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에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에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기업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상황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되는 기업 옥죄기로 가뜩이나 기업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뒷배가 돼 숨통을 터줘야 할 제1 보수야당이 되레 뒤통수를 친거나 진배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거여(巨與)를 의식해 모종의 정치적 포석을 깐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존폐의 갈림길에서 고전하는 기업인의 기를 살려주진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고 한가롭게 '정치질'을 할 때인가라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반(反)기업 입법을 살펴봤다. <편집자 註>

    소귀에 경읽기다. 연일 경제단체 수장들이 국회를 찾아 ‘반기업 경제3법’에 관해 우려를 전달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경제계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 없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연이어 만났지만 10분과 20분 면담에 그쳤다. 무거운 표정의 얼굴에선 '아무런 성과없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문전박대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의 경영권을 흔들고 제2, 제3의 엘리엇 사태와 집단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지만 돌아온 답은 "경제계에 큰 부담은 주는 법은 아니다"라는 원론적인 얘기였다.

    하소연할 곳을 잃은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 태세전환에 더욱 황망한 처지에 놓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여당이 내놓은 경제3법 안건이 통과되도 기업운영에 큰 차질이 없다"며 재계의 간청을 물리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기업 경제활동의 관행을 보면 법이 규정한다고 해서 기업인이 경제활동을 못하는 일은 없다”며 “경제3법은 기업의 행태를 바라보고, 문제시되는 것이 지속되면 안되겠다고 시정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현재 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기업운영에 큰 문제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정부가 기업규제를 늘리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에  경영 불확실성을 추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이라도 기업들의 요청을 외면 말고 경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선 기업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개별기업이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상의와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 줄 것을 기대하는 수준이다.
    경제5단체는 조만간 공동건의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장들이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국회를 찾았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며 “거대여당이 부동산 임대3법처럼 마음대로 통과시킬 것 같아 갑갑한 심정”이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