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17조여원, 반년 만에 3배 급증…10개월 새 반대매매금액 3조 육박변동성 확대 시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의 낙폭 커…묻지마 투자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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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 속에 '빚투'(빚내서 투자)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하면서 반대매매 역시 치솟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683억원에 달한다. 지난 17일 17조9023억원을 기록한 이후 점차 줄었지만 여전히 역대급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가 고객과 약정하고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융자는 코로나19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지난 6개월간 잔고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3월말 6조5782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그새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유동성 장세 속에 증시가 호황을 이루자 빚을 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빚투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총 금액은 2조9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62억원인 것과 비교할 때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빚낸 것을 제때 갚지 못할 때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수량만큼을 하한가로 계산해 팔아버린다. 빚을 낸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뿐 아니라 반대매매로 매물들이 풀리면서 해당 종목 주가가 떨어져 악순환이 이어진다.

    더욱이 문제는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경제적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연령대별 신용거래융자 증가율을 보면 20대가 가장 높다. 지난해말 1624억원에서 3798억원으로, 133.8%(2705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30대(71.6%)와 40대(70.5%)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장 의원은 "올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자금이 많이 흘러 들어 갔지만 20대의 경우에는 많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폭등을 보였다"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의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식 투자는 자제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하락해 반대매매가 이뤄질 때 늘어난 신용 잔고는 부담"이라며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등에 따른 불확실성 및 연말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 등의 요인이 남아 있어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