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만 31명 배출, 2위 에릭슨 58명 활동중제안서, 연구서 3만1791건 제출, 이중 '1만4494건' 승인美 강도 높은 'IT 제재안' 영향 관심 집중… 강도 더 높아질 듯
  •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전방위적 제재에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화웨이가 여전히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따라올 수 없는 '리더'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5G 표준화 정립을 위한 연구원 파견 수와 연구·개발(R&D) 비용, 차세대 기술 기여도 측면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1등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자랑하고 나섰다.

    23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발간한 '3Gpp 기여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5G 통신장비업체들 중 가장 많은 연구조사위원을 배출했고 제안서와 연구서 제출 수 기준으로도 1위를 기록했다.

    3GPP는 유럽과 일본의 주도로 결성된 이동통신 표준호 기술협력 기구로 현재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퀄컴, NTT도코모와 SK텔레콤 등 세계 유수의 전자, 이통통신 기업들이 이 기구에 참여해 5G 표준 재정을 위한 연구,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이 기구에서 정한 표준을 기반으로 최종적으로 5G 표준을 승인한다.

    화웨이는 특히 5G 상용화가 시작된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31명의 3GPP 조사위원을 배출하면서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인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기록으로 보면 3GPP 연구자 81명이 화웨이 출신으로, 글로벌 5G 통신장비 업체들 중 압도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두번째로 많은 연구자를 배출한 곳은 에릭슨으로 총 58명의 조사위원이 활동 중이다.

    3GPP에 5G 관련 제안서와 연구서를 제출한 수를 기준으로 봐도 화웨이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지난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 여간 5G 통신장비 기업들 중 가장 많은 3만1791건의 연구가 이뤄졌다. 이 중 1만4494건은 승인을 받으며 무선접속네트워크(RAN), 서비스 및 시스템(SA), 코어네트워크 및 단말(CT) 연구 전 분야에서 가장 많은 승인을 받은 기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차세대 기술 부문에서도 화웨이가 다른 5G 통신장비 기업들보다 높은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5G를 활용한 미래 IT 기술 핵심 분야로 평가되는 차량이나 사물통신,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화웨이가 선행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해당 분야에서 화웨이가 보유한 특허 수만 8만5000건 이상으로 알려졌고 최근 10년 간 이 분야에 6000억 위안(약 102조 4200억 원)을 투자하며 선두에 오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이어왔다.

    이 같은 화웨이의 그간 노력은 미국의 강도 높은 IT 제재안으로 최근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세계 주요국가와 기업들에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배제하는 경우 금융지원을 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반(反)화웨이 행보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이런 미국의 압박에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배제하는 국가와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스웨덴이 자국 5G 네트워크 사업에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장비 사용을 전면 차단했다. 스웨덴은 화웨이와 함께 5G 장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에릭슨의 나라라는 점에서 비교적 빨리 화웨이 배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겠다는 결정을 처음으로 내린 바 있다.

    화웨이도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손을 드는 국가와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자사의 5G 기술 수준과 사업 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다.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지에서 본격적인 5G 상용화가 시작되는 중대한 시점에 미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은 수위로 화웨이를 압박해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