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코로나19 극복 고육책…국내 상공 비행 티켓 10만원 안팎국내 상공 돌다 출발지에 재착륙…국토 감상 위해 1만5000~1만 피트 상공 운항"남는 항공기 띄워 버는 최소 수익도 절실한 상황"
  • ▲ 아시아나항공 '목적지 없는 비행' 진행 모습 ⓒ 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 '목적지 없는 비행' 진행 모습 ⓒ 아시아나항공
    항공업계가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80~90% 가량 축소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각 항공사는 인천, 김포 등 주요 공항에서 비행기를 띄워 출발지에 다시 승객을 내려준다. 항공기는 국내 상공만을 비행하며 티켓은 10만원 안팎으로 팔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운항했다. 이른바 '하늘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은 총 495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형기다.

    코로나19를 고려해 이번 편엔 250명이 탑승했다. 앞서 판매한 티켓은 오픈 20분 만에 완판됐다.

    항공편은 지난 24일 오전 11시에 출발했다. 항공기는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동해바다가 내려 보이는 강릉 상공을 순회했다. 

    이후 기수를 남쪽으로 틀어 포항~김해~제주 상공을 비행했다. 착륙은 오후 1시40분경 이뤄졌다. 항공편은 탑승객의 국토 감상을 위해 평소보다 낮은 1만5000~1만 피트 상공에서 운항됐다.

    저비용항공사(LCC)도 관련 상품을 앞다퉈 출시 중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30일과 31일 '목적지 없는 비행'을 운영한다. 30일은 김해공항에서, 31일은 김포공항에서 진행한다. 

    각 항공편은 오전 10시30분에 공항을 출발해 한반도 전역과 제주 상공을 2시간 30분간 비행한다. 도착은 오후 1시다. 운임은 공항 사용료 등을 포함해 총 15만4000원이다.

    항공편엔 에어버스의 최신 항공기인 A321LR이 투입된다. 회사 측은 코로나19을 감안해 실제 좌석 수보다 100석 축소된 120석에 대해서만 예약을 받았다.

    탑승객에게는 운항승무원이 항공일지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파일럿 로그북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한다. 기내식으로는 실제 승무원들이 먹는 '크루밀'이 제공된다. 

    제주항공도 목적지 없는 '비행기 속 하늘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3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 30분에 다시 착륙했다. 

    운항 항로를 선으로 연결하면 하트 모양이 그려져 '가을 하늘의 낭만여행'을 테마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길어지자 각 항공사가 생존을 위한 자체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항공기 리스료 등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 특성상 유휴 기재를 최대한 줄여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