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야심차게 등장했으나 서비스 차별 없어16년 말 카카오 제휴 종료 후 고객 발길 끊겨간편결제서비스 경쟁 치열…3년 새 12배 성장핀테크 기업 高성장, 각 은행 개별서비스 개발
  • ▲ ⓒ뱅크월렛 홈페이지 캡처
    ▲ ⓒ뱅크월렛 홈페이지 캡처
    은행권 간편결제·송금서비스의 원조 격으로 불린 '뱅크월렛' 서비스가 8년 만에 문을 닫는다. 

    핀테크의 발달로 간편결제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차별화된 서비스 부재로 이미 수 년 전부터 고객들에게 외면받다가 뒤늦게 사라지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자로 금융결제원과 16개 은행 공동으로 제공하는 지급결제시스템 '뱅크월렛' 서비스가 종료된다.

    은행들은 해당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안내했으며, 지난달 말 뱅크머니 충전 및 발급 서비스를 중단했다. 

    뱅크월렛은 2013년 초 간편결제서비스의 첫 주자로 호기롭게 등장해 스마트폰 하나로 가맹점 온·오프라인 결제와 휴대전화 기반 송금도 가능한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2014년 말에는 카카오와 손잡고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시중은행들도 뱅크월렛 전용 계좌 및 통장을 출시하거나 금리 우대,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서비스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을 펼쳤다.

    하지만 2년 만에 카카오와의 제휴가 끝나면서 은행권의 독자적인 서비스로 생존법을 모색했으나 이용고객이 계속해서 줄어들자 결국 서비스 종료의 길로 가게 됐다. 

    당시 카카오가 서비스를 철수한 것은 뱅크월렛이 자사의 카카오페이와 서비스가 겹치는 데다, 사업성도 상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후 간편 인증수단을 이용한 간편결제서비스가 공격적으로 등장했고,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대형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이뿐만 아니라 낮은 송금 한도 등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화 없는 서비스는 물론 가맹점 확보 실패 등도 뱅크월렛의 실패 이유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뱅크월렛은 카카오가 철수할 때부터 예고된 흥행 참패였으나 서비스 종료가 업계 예상보다 늦었다"며 "은행들이 개별 결제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뱅크월렛의 관심을 떨어뜨린 이유"라고 전했다. 

    간편결제·송금 시장은 3년새 12배 빠르게 성장하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결제서비스 이용건수는 731만건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8.0% 증가했다. 이용금액은 2139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온라인 거래를 통한 간편결제가 더욱 급증했다. 2018년 상반기(320만건, 1071억원), 2019년 상반기(680만건, 1909억원)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간편송금서비스는 이용금액이 더 많이 늘었다. 올 상반기 이용금액은 3226억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20.3% 급증했다. 이용건수는 291만건으로 4.7%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전자금융업자를 중심으로 송금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이용도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