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감정가보다 6억 비싼 28억에 낙찰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의무 면제 등 이점 많아
  • ▲ 한 투자자가 경매법정에 올라온 주택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 한 투자자가 경매법정에 올라온 주택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우한폐렴) 재확산으로 문을 닫았던 경매법정이 다시 열리면서 강남 고가아파트들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경매낙찰은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만큼 또다시 강남을 시작으로 서울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중앙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42㎡가 5명이 입찰해 28억688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22억1000만원으로 6억원 가까이 비싸게 거래된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실거래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평형대가 지난달 7일 28억원에 실거래됐다. 대개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받는 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인 모습이다.

    같은구 개포동 '현대아파트' 전용 164㎡도 감정가 24억7000만원에 첫번째 경매에서 11명이 입찰해, 29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초고가 아파트여서 대출이 되지 않는데도 20% 가까이 비싼 가격에 팔린 셈이다.

    강남 대표 부촌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111㎡도 경매에 나와 감정가(25억50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비싼 27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코로나19와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대폭 준 상황에서 강남 집값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추세다. 다만 학군과 교통이 편리한 주요 아파트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경매로 아파트를 취득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면제돼 경매물건에 수요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주 서울 아파트는 23건이 경매에 부쳐져 이중 18건이 낙찰돼 78%의 낙찰율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116.8%로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팔렸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주 3.9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오명원 지지옥션 수석연구원은 "올 초까지만 해도 고가 아파트의 경우 한두차례 유찰된 후 낙찰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최근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자금추적을 피하려는 현금부자들의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