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기 이어 6주간 재연기막대한 경제적 효과에 ITC 고심소송 장기화… 불확실성 리스크 여전
  • ▲ LG화학 배터리(좌)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각 사
    ▲ LG화학 배터리(좌)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각 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결정을 또 다시 미뤘다.

    26일(현지시간) ITC는 이날 예정이었던 최종결정을 6주 뒤인 12월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ITC의 결정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ITC는 10월5일 최종결정을 할 예정이었지만, 26일로 미룬 바 있다. ITC는 당시에도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정이 밀린 게 유력하다고 봤다.

    이번 연기도 비슷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ITC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른 소송 중 최근 최종결정이 두 번 연기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결정을 두 번 미루고 그 기간도 처음 계획보다 두 달이나 길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ITC가 소송 결과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내에서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패소 판결을 확정하는데 대한 의견이 미국 내부에서도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한 판결을 원치 않으며 만약 SK가 패소하더라도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지 언론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측은 "ITC가 21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했다"며 "이번 사건의 쟁점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종판결이 미뤄지면서 소송에 따른 불확실성도 이어지게 됐다. 양사는 지난해 4월 LG화학이 첫 소송을 낸 이후 국내외 법원에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장외에서도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란다"며 화해의 여지를 남겼다.
  • ▲ LG-SK 소송일지. ⓒ성재용 기자
    ▲ LG-SK 소송일지. ⓒ성재용 기자